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이 방송통신위원장 후보로 지명됐다. 이 후보자는 소감을 밝히면서 더불어민주당이 방통위 '2인 체제'를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에 민주당이 이 후보자를 '방송 장악 적폐인사'라 규정하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지명 철회를 요구한 만큼 향후 정부와 국회 간 가시밭길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을 방통위원장 후보자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김홍일 전 방통위원장이 사임한 지 불과 이틀 만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방통위법)'에 따라 방통위원장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을 거친다. 이후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청문회 날짜는 관련 상임위원회인 과학기술정보통신방송위원회 여야 간사 간 합의로 결정될 예정이다.
국회에서 이 후보자의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더라도 윤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경우 이 후보자는 차기 방통위원장으로 취임한다. 앞서 이동관·김 전 방통위원장도 국회에서 채택되지 못했지만 임명됐다. 그러나 민주당이 두 위원장의 탄핵을 추진한 만큼 이 후보자가 취임하더라도 난항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 후보자는 지명 소감에서 민주당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제가 지난해 8월 국민의힘 몫으로 추천을 받았지만 민주당이 표결을 거부했다"며 "2인 체제는 민주당이 만든 것"이라 주장했다. 이어 "하루빨리 방통위가 5명의 상임위원을 구성할 수 있도록 민주당 몫인 2명을 추천해달라"며 "민주당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작년부터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방송 장악을 시도한다는 비판엔 △'바이든·날리면' 보도 △'청담동 술자리' 보도 △'김만배·신학림의 윤석열 커피' 보도를 거론하며 반박했다. 이 후보자는 "아무런 근거 없는 카더라 보도들이 이 정부 출범 후 보도됐다"며 "정부가 방송을 장악했다면 가짜·허위 기사들이 안 나왔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자를 규탄하면서 윤 대통령에게 지명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한준호 민주당 의원은 "정부의 인사 기준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철회하지 않으면 이 후보자는 또다시 탄핵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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