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AI(인공지능) 행사인 ‘2024 세계인공지능대회’(WAIC)가 4일 상하이에서 개막했다. 첨단 기술을 둘러싼 미·중 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중국의 기술 기업들이 총출동하며 중국의 ‘AI 굴기’를 과시할 예정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기업들은 기술 개발에 있어 미국과 격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7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대회에는 바이두와 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 등 중국 1세대 ‘IT(정보기술) 공룡’들을 비롯해 신흥 강자로 불리는 센스타임, 아이플라이텍 등도 참가한다. 지난 1년여 동안 유니콘 기업으로 우뚝 선 '중국 AI 업계의 떠오르는 샛별' 미니맥스와 바이촨즈넝, 즈푸AI 등도 총출동했다. 이 밖에 테슬라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업체들을 포함해 총 500여 개 업체가 AI 관련 제품과 기술 1500여 개를 전시한다. 현지 매체들은 전시 규모와 참가 업체, 신제품 출시 수 등이 전부 사상 최대라며 중국의 AI 기술이 발전한 만큼 대회 규모도 커졌다고 강조했다.
리창 중국 총리는 대회 개막식 연설자로 올라 AI 기업 지원 사격에 나섰다. 리 총리는 중국의 핵심 AI 산업 규모가 5000억 위안을 돌파했다며 중국이 세계 최대 AI 시장으로 부상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I의 발전은 전 세계에 큰 기회이자 도전이다. 모든 국가가 함께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기회를 포착하고 도전을 극복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미국 등 서방의 중국 견제 조치를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리 총리는 이어 “중국은 AI 기술 진전을 위해 모든 국가들과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전시도 주목할 만하다. 이번 대회에는 테슬라의 옵티머스 2세대를 비롯해 25개 휴머노이드 로봇이 전시될 예정이다. 옵티머스 2세대는 이번에 중국 시장 데뷔전을 치른다.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도 역시 중국 기업들의 성과가 돋보인다. 중국 공업정보화부와 상하이시 정부가 지원하는 창장국가혁신센터는 자체 개발한 중국 최초의 실물 크기 휴머노이드 로봇 칭룽(靑龍) 을 공개할 예정이다. 키 185㎝, 무게 82㎏으로 성인 남성과 비슷한 체격을 갖춘 칭룽은 상하체 모두 정밀한 동작 수행이 가능하다. 팔을 흔들거나 손가락을 구부렸다 펴는 동작 등은 물론 오르막길이나 내리막길에서도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대형언어모델은(LLM)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주요 이슈가 될 전망이다. 바이두의 원신이옌, 알리바바의 퉁이첸원, 텐센트의 위안바오, 화웨이의 판구을 비롯해 LLM 모델 100여개가 전시된다. 센스타임은 이번 대회에서 자사 LLM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센스노바5.5버전을 최초로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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