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채상병 특검법'이 4일 더불어민주당 등 거대 야당 강행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야권의 일방적 의사 진행에 반발해 대거 이탈했다. 국민의힘은 아울러 오는 5일 예정된 국회 개원식에도 불참한다는 방침이다.
채상병 특검법은 이날 본회의 표결에서 총 투표수 190표 중에서 찬성 189표, 반대 1표를 득표하면서 가결됐다. 국민의힘은 전날부터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통해 '지연 작전'을 펼쳤으나, 특검법 통과는 결국 막지 못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토론을 진행하던 중 우원식 국회의장이 토론 종결 동의 표결을 강행하면서 필리버스터가 강제 종료됐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원의 발언을 왜 제한하느냐" "우원식 사퇴하라" 등 반발했으나 결국 필리버스터는 종로됐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은 안 의원과 김 의원을 제외하고 전부 퇴장해 특검법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국회를 통과한 특검법은 정부로 이송된다. 정부·여당이 "특검은 수사기관 수사가 미흡할 경우 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 중인 만큼,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윤 대통령은 21대 국회에서도 채상병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하기도 했다.
특검법이 거부권 행사로 국회에 돌아오면 재표결에 들어간다. 재표결은 재석 국회의원 3분의 2(200석)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국민의힘(108석)에서 8표의 이탈자가 생기면 통과될 수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당 지도부와 정부는 한동안 이탈표 단속에 골머리를 앓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의도대로 강행된 의사일정에 반발한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로텐더홀에서 '국회의장 및 사법테러 규탄대회'를 열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법치를 흔들고 (우원식 국회의장이) 여야 합의 없는 일방적인 의사 일정으로 국회를 파탄시키는 현실에서 국회 개원식은 아무 의미가 없다"며 "국민의힘은 개원식 불참을 공식 선언한다"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국회 개원식에 참석하지 말아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이에 따라 오는 5일 예정된 국회 개원식이 연기됐다. 국회의장실은 직후 "내일 예정이던 22대 국회 개원식이 연기됐다. 개원식 일정은 추후 확정 고지하겠다"고 공지했다.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에 불참한 사례는 1987년 이후 한 번도 없다. 특히 여당이 국회 개원식에 참여하지 않은 사례는 역사상 단 한 번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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