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소용돌이' 빠진 바이든, 나토 회의서 리더 자질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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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솔 기자
입력 2024-07-0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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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명 인터뷰 뒤에도 민주당 내홍 지속

  • 나토 회의서 '글로벌 리더' 이미지 회복해야

  • '동맹 소홀' 트럼프 2기 대비해 나토 국방지출↑

  • 미국 대체할 존재 없다는 회의론도 나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해리스버그에서 열린 선거 유세를 하는 모습 사진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해리스버그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고령 리스크'에 빠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 완주 의지를 피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당 안팎의 사퇴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9~11일(이하 현지시간)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인 바이든 대통령이 '세계 리더'로서 자질을 보여주고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에 따르면 7일 미국 민주당 내 여러 상임위원회 간사는 하킴 제프리스 원내대표가 소집한 비공개 화상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 사퇴를 강력히 주장했다. 이날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제리 내들러 의원 등이 사퇴 요구의 운을 떼자, 군사위 간사 애덤 스미스, 보훈위 간사 마크 타카노, 행정위 간사 조 모렐 등이 잇따라 사퇴 목소리를 냈다고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이들을 제외하고도 213명의 민주당 하원의원 가운데 5명의 의원이 공개 사퇴를 요구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짐 하임스, 조 로프그린, 돈 바이어, 릭 라슨 등 의원들도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도전에 우려를 나타냈다. 하원뿐만 아니라 상원에서도 민주당 마크 워너 의원을 필두로 8일 사퇴 여부를 놓고 논의를 계획 중이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바이든 대통령 대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후보 자리를 넘겨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고 CNN이 보도했다. 구체적 논의는 9일 하원 전체회의가 열릴 때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 진보 정치계 거물이자 고령인 버니 샌더스 무소속 상원의원은 이날 CBS방송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다. 바이든 대통령보다 한 살 많은 그는 "바이든은 늙었고 예전만큼 유창하지 않다"면서도 바이든이 "트럼프를 분명히 이길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9~11일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국면 전환 계기로 삼을 계획이다. 그는 7일 필라델피아 유세에서 "우리가 나토 국가들을 하나로 모았다"며 "세계가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세계는 미국이 그들의 짐을 지는 게 아니라 그들의 희망을 이끌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의 첫날 나토 창립 75주년 기념 연설을 맡았다. 이번 회담은 유럽과 미국 등 서방 안보 결속에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점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나토의 지원을 협의하는 자리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흘간 다수의 국가 정상과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 아울러 11일 폐막과 함께 본인의 향후 행보에 대한 기자회견을 갖고 증폭된 의구심에 재차 해명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작 나토 측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한 회의적 시선으로 인해, 이번 정상회의 내용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미국 CBS 방송 인터뷰에서 "나토가 이런 국내 논쟁에서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며 "나토에 중요한 건 미국이 내릴 결정"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 후보자 자질 문제에 즉답을 피하고 회담의 내용에 집중해야 한다고 시사한 셈이다.

나토 측은 동맹에 회의적인 미국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AP통신이 이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해 선거 유세 중에 수차례 나토 회원국에 방위비 분담 압박을 시사한 바 있다. 그는 방위비 지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나토 국가에 대해선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발언까지 내놨다. 이에 유럽 국가들은 트럼프 2기에 나토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이어질 수 있게 하기 위한 방안을 비공개로 협의해 온 것으로 AP통신은 전했다.

나토 내에서도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 자립적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지난달 미국 워싱턴 방문 당시 미국의 해외 무기 원조가 늦어지는 동안 유럽 동맹국이 우크라이나에 충분한 무기를 공급하지 못한 점을 인정했다.

그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합의할 사안으로 미국 대신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훈련과 무기·재정 지원을 조율하는 데 있어 더 많은 역할을 부여받는 것을 꼽았다. 트럼프 집권 시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소극적으로 나오더라도 러시아의 도발에 서방이 독자적 대응을 할 수 있도록 방위비 지출을 늘리는 등의 방안이 함께 검토되고 있다.

반면 나토가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건 단기간에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나토 회원국 가운데 캐나다와 스페인, 이탈리아 등은 방위비 지출 규모가 적어 단기간에 이를 늘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이 빠질 경우, 이를 대체할 주체를 마련하는 게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미국 싱크탱크인 애틀랜틱카운슬의 안보 담당 존 데니 선임연구원은 AP에 유럽에서는 미국의 역할을 대체하고자 영국 등이 나설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미국을 대체하는 건 '환상'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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