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대만 TSMC 시가총액이 장중 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를 돌파하면서 '시총 1조달러 클럽' 입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TSMC ADR(미국주식예탁증서)는 개장 직후 4.8% 급등했고, 시총도 1조160억 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돌파했다. 다만 이후 상승 폭을 줄이면서 1.43% 오른 186.63달러에 마감했다. 시총은 9천678억 달러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 열풍 속에 TSMC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80% 가까이 올랐다. 올해 초 전 세계 기업 가운데 시총 11위였던 TSMC는 지난달 워런 버핏의 버크셔헤서웨이를 제치고 시총 8위까지 올라섰다.
이번 랠리 역시 모건스탠리가 TSMC의 목표주가를 약 9% 올린 것이 크게 작용했다. 찰리 챈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TSMC의 헝거 마케팅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 같다”며 “TSMC는 최근 공급망 점검 결과 2025년에 첨단 파운드리 공급량이 부족할 수 있고 TSMC 칩 가격을 인상하지 않으면 고객들이 충분한 물량을 할당받지 못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는 18일 발표될 2분기 실적도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노무라, 미즈호 등이 TSMC의 2분기 실적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결과 TSMC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2년 4분기 이후 가장 가파른 매출 성장률이다. JP모건의 고쿨 하리하란 애널리스트는 TSMC가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해 매출 전망치도 올려 잡을 것으로 예상했다.
TSMC가 시총 1조달러 클럽 가입은 물론, 주가가 계속해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모닝스타의 펠릭스 리 애널리스트는 “TSMC ADR의 가치가 1조달러에 육박하는 것은 대단한 일이지만, 적어도 2040년대까지 이어지는 기술 발전으로 인해 앞으로 더 많은 일들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실적 호조 전망으로 지난주 대만 증시에서 TSMC는 주가가 1000대만달러를 돌파하는 새로운 역사를 쓰기도 했다. 대만 증시에서 주가가 1000대만달러를 넘어선 종목은 TSMC가 17번째다. TSMC의 ADR이 오르면서 이날 대만 증시에서 TSMC 주가는 개장 초반 2%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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