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옷’으로 갈아 입은 중견 건설사들이 청약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최근 반도건설과 금호건설이 각각 새 아파트 브랜드 ‘카이브 유보라’와 ‘아테라’를 단 첫 공급에서 나란히 호성적을 거두면서 첫 단추를 뀄다. HL디앤아이한라도 27년 만에 교체한 새 브랜드 '에피트'를 적용한 첫 단지 분양에 이달 나서며 성공적인 데뷔를 노리고 있다.
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달 초 진행된 반도건설의 '고양 장항 카이브 유보라'의 청약 접수 결과 1278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총 1만792건이 몰리며 평균 8.4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 가구가 순위 내 청약이 마무리됐고, 전용 84㎡A 타입(기타 경기)은 최고 경쟁률인 173대 1을 기록했다.
반도건설은 이 브랜드를 조기에 정착시키는 데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특정 지역에서 상징성이 있거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단지에 적용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금호건설의 새 주거 브랜드가 처음으로 적용된 단지도 청약 수요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지난 3일 1순위 청약 접수를 받은 '청주 테크노폴리스 아테라(ARTERA)'는 521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2만4692건이 접수돼 평균 47.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청주에서 분양된 2개 단지 1순위 청약 접수 합계(8065건)를 3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올해 지방에서 공급된 아파트 중 1순위에 2만개가 넘는 청약이 몰린 곳은 이 단지를 포함해 4곳에 그친다.
아테라는 2003년부터 쓰여 온 금호건설의 주택 브랜드 '어울림'과 '리첸시아'를 대체하는 신규 주거 브랜드로, 아파트와 주상복합 구분 없이 통합 브랜드로 사용된다. 금호건설은 올 하반기에 분양하는 고양 장항 아테라를 포함해 7개 단지 분양이 예정된 단지에 아테라를 전면 적용할 예정이다.
HL디앤아이한라가 27년 만에 선보인 신규 주택 브랜드 '에피트'도 분양 시장에 출격한다. 이달 중 경기 이천과 용인에 각각 '이천 부발역 에피트', '용인 둔전역 에피트'를 공급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중견 건설사들의 새 브랜드 바람에 대해 브랜드 리뉴얼과 상품성 개선을 통해 이미지에 변화를 주려는 시도라고 평가하고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한 상황에서 신규 브랜드 론칭을 통해 활력을 불어넣고 고착화된 이미지를 바꾸려는 노력"이라며 "다만 오래 인지도를 쌓아온 기존 브랜드를 없애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는 만큼 투자와 기술력을 확보를 통해 최신 주거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는 노력도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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