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규택 의원, "제주항공·티웨이 32개씩 운수권 줄 때, 에어부산 고작 5개"

"정부의 도 넘은 운수권 몰아주기...공정경쟁 방해" 지적

정부의 운수권 쏠림 배분, 항공사 간 격차 심화 및 소비자 피해 초래

최근 10년간 신규배분 노선 현황과 주요 LCC 운수권 보유현황 추이[사진=곽규택의원사무실]

정부가 항공사 경쟁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운수권을 배분하는 과정에서 규정대로 배분하지 않거나, 의도적으로 특정 항공사에 몰아주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곽규택 의원(국민의힘, 부산 서구동구)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운수권 배분 현황’을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14~’23) 국내 항공사에 신규 배분된 운수권은 총 134개로, 이 중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이 각 32개씩 운수권을 받아 가장 많은 운수권을 배분받았다. 

반면 에어부산은 고작 5개의 운수권만 배정받아 운항능력 고려 없이 특정 항공사에 운수권을 몰아주고 있는 정부의 행태가 항공산업의 공정경쟁을 방해하고 소비자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곽규택 의원은 “항공산업 발전을 위해 운수권 배분의 투명성을 가져야 한다”며, 정부의 운수권 배분의 불공정성이 도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운수권이 항공사의 대표적 무형자산이자 경쟁력의 주요 요소라는 점에서 정부의 이러한 운수권 쏠림 배분은 항공사 간 매출액과 경쟁력 격차를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작년 말 기준 티웨이항공이 보유한 운수권은 22개로 10년 전의 5개에 비해 340% 증가했으며, 제주항공은 8개에서 34개로 325% 증가해 두 항공사의 보유 운수권 증가율이 타 항공사를 월등히 앞질렀다.

특히 제주항공은 정부가 항공사 합병을 결정한 2020년부터 2023년 말까지 4년 동안 싱가포르, 울란바토르 등 총 14개의 알짜 운수권을 확보했다. 티웨이항공 역시 김포-가오슝, 크로아티아 등 12개의 노선을 확보하면서 과도한 특혜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결합으로 인해 운수권 배분에서 철저히 소외된 에어부산은 최근 10년간 고작 5개의 운수권만을 배정받았으며, 항공사 합병이 결정된 2020년부터 2023년 말까지 4년 동안에는 단 하나의 운수권도 배정받지 못했다.

곽규택 의원은 “부산지역 거점항공사인 에어부산에 대한 분리 매각 요구가 지속되고 있다”며 “기업 결합이 완료되지도 않았는데 합병을 전제로 불공정한 운수권 배분이 지속되는 것은 공정경쟁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고, 사실상 에어부산 죽이기”라고 비판했다. 

항공사별 운수권 보유 노선 수를 여객기 보유 대수로 환산한 결과, 정부 지원이 특정 항공사에 편중되어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스타항공이 여객기 1대당 1개의 운수권을 보유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제주항공 0.81, 아시아나 0.75, 티웨이 0.73, 대한항공 0.52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에어부산은 0.32에 불과해 극명한 대비를 보였다.

이에 대해 곽규택 의원은 “운수권은 항공사의 핵심 자산으로, 항공사의 경쟁력은 운수권 배분을 비롯한 국가 항공 정책 방향에 따라 좌우된다”며 “정부가 특정 항공사를 밀어주거나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하고 투명한 운수권 배분을 통해 선의의 경쟁을 촉진해야 대한민국 항공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곽 의원은 정부가 불공정하거나 편파적으로 운수권을 배분하지 못하도록 ‘국제항공운수권 및 영공통과 이용권 배분 등에 관한 규칙’에 따른 평가지표를 더욱 계량화하는 방안을 국토부와 적극 협의할 계획을 밝혔다. 

정부의 운수권 배분 불공정성 문제는 항공산업의 공정경쟁과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