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유니클로'로 불리는 패스트패션 기업 쉬인이 서울 성수동에 첫 팝업스토어 ‘스타일 인 쉬인’을 열며 한국 패션 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쉬인의 강점은 초저가와 초고속에 있다. 저렴한 제품들을 빠르게 생산하고 판매하는 시스템으로 트렌드에 민감한 전 세계 젊은 세대 여성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패션 성지로 불리며 팝업스토어가 주기적으로 열리는 성수동에서 열렸지만 오픈 첫 날 팝업 앞은 오픈런 없이 바로 입장이 가능했다. 8일 오전 서울 성수동 쉬인 팝업스토어 입구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선 고객은 5명이었다.
쉬인 팝업은 2층으로 구성됐다. 1층에는 글래스룸, 포토존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벤트를 위한 공간들이 배치돼 있었다. 쉬인 서브 브랜드인 데이지의 첫 글로벌 앰버서더로 발탁된 배우 김유정의 모습이 담긴 포스터들도 눈에 띄었다. 2층에는 주로 여성 의류가 진열돼 있었으며, 계산대 옆 작은 코너에서 남성 의류도 판매하고 있었다. 4개의 피팅룸이 마련돼 있어 직접 입어보고 구매하는 것도 가능했다.
옷 종류는 원피스부터 크롭티, 블레이저, 트레이닝복까지 다양했다. 기본 컬렉션인 ‘이지웨어’, 쉬인이 인수한 영국 SPA 브랜드 '미스가이디드' 등의 상품도 1~2만원대에 판매 중이었다.
옷에는 제품 이름과 가격과 QR코드가 적힌 표가 걸려 있었는데, 여기에는 어색한 번역을 한 제품명도 눈에 띄었다. 예를 들면 오프숄더 셔츠를 ‘어깨 벗은 티셔츠’로, 배색 티셔츠를 ‘대조색 티셔츠’로 표기했다.
유명 브랜드인 폴로 랄프로렌, 프레드페리 등이 연상되는 로고가 박힌 티셔츠나 니트 제품 등 일명 ‘짝퉁’들도 1만원대에 판매되고 있었다. 현재는 매장에는 가품 논란이 일어난 상품이 빠진 상태다. 쉬인 관계자는 "논란을 인지해 문제가 되는 상품을 매장과 온라인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쉬인의 품질은 이미 논란된 바 있다. 앞서 쉬인이 판매하는 어린이용 장화에서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된 바 있다. 지난 7일 서울시에 따르면 어린이용 장화의 리본 장식에서만 기준치 대비 약 680배가 넘는 가소제가 나왔다.
하지만 쉬인의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실제 팝업스토어에 전시된 대부분 상품의 판매가는 1만원선이 대부분이었이다. 티셔츠의 경우, 6800원인 제품도 있었으며 팝업에서 판매하는 의류 중 가장 고가의 제품은 5만원 대인 블레이저였다.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쉬인은 미국·유럽 등 약 150개 국가에서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쉬인의 지난해 매출은 약 450억 달러(약 62조원), 순이익은 20억 달러(약 2조7000억원)이다. 이는 글로벌 패션 기업인 자라나 H&M의 매출과 순이익을 넘은 수치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품질이나 역사 등에 민감한 소비자들도 적지 않기 때문에 한국 시장 공략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고물가로 가성비 소비에 대한 열망이 커지면서 초저가 상품에 대한 니즈가 분명히 있기 때문에 한국 패션 기업이 긴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