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고금리를 너무 오랜 기간 유지하면 미국 경제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플레이션 통제와 성장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겠다는 의지를 시사한 것으로,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파월 의장은 9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지난 2년간 인플레이션 둔화와 노동시장 냉각이라는 측면 모두에서 나타난 진전을 감안할 때 높은 인플레이션만이 우리가 직면한 유일한 위험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통화)정책을 너무 늦게 혹은 너무 적게 완화하면 경제 활동과 고용을 지나치게 약화시킬 수 있다”면서도 “정책을 너무 많이 또는 너무 일찍 완화하면 인플레이션 (둔화) 진전을 정체, 심지어는 역전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두 가지 위험의 균형을 맞추는 데 매우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그동안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에 관심을 쏟던 파월 의장이 경제 둔화 위험을 본격적으로 거론한 것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9월에 첫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자산운용사 아넥스 웰스 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제이컵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파월은 금리 인하를 준비하고 있다”며 “연준은 금리를 조속히 인하하지 않았을 때의 위험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다만 금리 인하 시기를 묻는 질문에 파월 의장은 “향후 조치 시점에 대해 어떠한 신호도 주지 않을 것”이라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의원들은 연준에 조속한 금리 인하를 촉구하고 있다. 반면 공화당 케빈 크레이머 상원의원은 “(대선일인) 11월 5일 이전에 금리를 낮추는 조치는 안 좋은 인식을 낳을 수 있다”며 대선 전 금리 인하에 반대했다.
파월 의장은 물가가 안정되고 경제가 순항하는 골디락스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다. 그는 "최근 지표들은 미국 경제가 견조한 속도로 계속 확장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내수는 여전히 탄탄하고, 소비자 지출 증가세는 느리지만 여전히 견조하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몇 달간 (인플레이션) 수치는 약간 추가적 진전이 있었음을 보여줬다”며 “더 긍정적인 지표가 나온다면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2%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확신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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