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美대선, 바이든 '집단 사퇴요구' 없어...트럼프 '러시아 의혹'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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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솔 기자
입력 2024-07-1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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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당 상·하원 '공개 사퇴'에 한뜻 모으기 실패

  • '강력한 완주 의지'에 회심·체념...11일 기자회견 '촉각'

  • 정보당국, 트럼프 전 대통령 '러시아 연루' 의혹 제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나토 75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한 모습 사진UPI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나토 75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한 모습 [사진=UPI·연합뉴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양당 후보의 상황이 시시각각 바뀌고 있다. 최근 TV토론회 참패 이후 사퇴 요구가 높아졌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민주당 상·하원의원 연쇄 회동이 별다른 사퇴 요구 없이 마무리됐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 홍역을 치른 러시아 정부 연루설이 또다시 제기됐다.

AP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9일(이하 현지시간) 민주당은 이날 하원 의원총회 및 상원의원 오찬 회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두 개 회의 모두 의견이 하나로 모이지는 않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2시간가량 비공개로 진행된 하원 의원총회는 의원들 개개인의 전반적 의견을 듣는 자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의총에서는 최소 20명의 의원이 발언했는데, 이들 대부분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의총 전후로 민주당의 공개적 입장은 여전히 '바이든 수호'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비공개회의에서 '사퇴'를 주장한 제리 내들러 하원의원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후보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모두 그를 지지해야 한다"고 입장을 바꾸기도 했다. 하원 흑인 의원, 히스패닉, 진보성향 의원들은 주로 바이든 대통령이 완주하길 바란다는 의견을 낸 걸로 전해졌다.

상원 회의에서도 바이든에 대한 우려가 나왔지만, 아직 공개 사퇴 요구는 없었다. 일부 상원의원들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후보의 사퇴 의사가 없기 때문에 교체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테미 볼드윈 상원의원,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등도 바이든 대통령 완주에 한 뜻을 모은 걸로 알려졌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당내 결속을 다지는 물밑 작업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8일엔 민주당 하원에 보내는 2페이지 분량 서한을 통해 완주 의사를 명확히 전달했다. 이어 9일엔 민주당 소속 시장들과 화상 회의를 하는 등 '집토끼 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날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창설 75주년 행사에서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연설을 하면서, 말 실수는 없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다만 당내 불씨는 여전하다. NYT는 이날 민주당이 바이든 대통령 완주 의사에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애덤 스미스 민주당 군사위원회 간사는 이날 NYT에 "우리가 아끼는 사람의 감정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서 (당이) 점점 파시즘으로 걸어가는 느낌이 들어 얼마나 화가 나는지 표현할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미키 셰릴 하원의원은 이날 오후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에게 "재선 도전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로써 213명 민주당 하원의원 가운데 공개 사퇴를 요구한 의원은 7명이 됐다. 

CNN은 이날 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향후 대선 가도의 미래에 깊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당 지도부가 바이든 대통령 수호 의지를 드러내고 있고, 이를 뒤엎을만한 카드가 뚜렷이 없기 때문이다. CNN은 나토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11일 예정된 바이든 대통령 기자회견을 주목하면서, 이날 회견 도중 바이든 대통령이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면 당내 지지가 완전히 흔들릴 수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러시아 스캔들 다시 불거지나  

한편 이날 상대 후보인 공화당 트럼프 전 대통령도 또 다른 의혹에 휩싸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 정보당국 관계자가 이날 러시아 정부가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을 위해 은밀하게 소셜미디어 선전 활동에 뛰어들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경합주 지역을 포함한 특정 유권자 집단에 영향을 주고자 특정 정치인을 깎아내리는 내용물을 유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선 캠프는 해당 사실에 논평하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당시 '러시아 스캔들'에 휘말린 바 있다. 이는 트럼프가 당선된 당해연도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 인사들과 러시아 공작원들이 공모해 러시아가 선거에 개입했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미 의회 조사가 진행돼 캠프와 러시아 인사 간 접촉한 증거는 확인됐다. 다만 이들이 선거 개입을 공모한 사실은 규명하지 못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을 앞두고도 러시아에 다소 유화적인 메시지를 내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7일 첫 TV토론에서 2022년 러·우 전쟁 발발 뒤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 지원 규모에 대해 비판하는 동시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역대 최고의 세일즈맨"이라며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 한편 러시아에 맞서는 나토에 대해서는 방위비 분담이 적절치 않다며 회의적 입장을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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