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했다. 한은은 지난해 2월부터 11차례 연속 '동결'하며 3.5%로 금리를 유지해왔다.
불안한 환율과 가계대출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점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에서 한은이 앞서 금리를 내릴 명분이 부족한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은 앞서 5월 중순 미국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고 이란·이스라엘 무력 충돌까지 발생하자 약 17개월 만에 1400원대까지 뛴 이후 최근까지 1380원대 안팎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들썩이는 가계대출과 부동산 가격도 한은이 인하를 머뭇거리는 이유다.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게 되면 금융 불안을 부추길 수 있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은행권 6월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6조3000억원)은 작년 8월(7조원)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컸다. 올해 상반기 주택담보대출 누적 증가 규모(26조5000억원)는 2021년 상반기(30조4000억원) 이후 3년 내 최대 기록이다.
다만 통화정책의 제1 목표인 국내 물가 지표는 최근 나쁘지 않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월대비 2.4%)은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상승률도 2.2%까지 떨어졌다.
아직 한은의 목표 수준(2%)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앞서 이 총재가 금리 인하 고려의 전제 조건으로 언급한 '하반기 2.3∼2.4% 흐름'에 근접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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