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711사진사진공동취재단](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7/11/20240711143258779216.jpg)
시장의 눈은 오는 10월로 쏠린다. 한은이 통화정책 차선을 바꾸기 위한 깜빡이를 켰다는 시그널을 주면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1일 금통위 직후 기자회견에서 "지난 5월에는 깜빡이를 켠 상황이 아니라 금리 인하 준비를 위해 차선을 바꿀지 말지 고민하는 상태"였다며 "이제는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을 전환할 준비를 하는 상황이 조성됐다"고 밝혔다.
금통위원들은 이날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12차례 연속 연 3.5% 수준으로 묶었다. 18개월째 동결로 역대 최장 기간이다. 예상과 달리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소수 의견은 나오지 않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세 달 연속 2%대에 머물면서 금리 인하를 검토할 여건이 마련됐다. 이 총재는 "물가 안정만 놓고 보면 금리 인하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매우 긍정적 변화이고 예상했던 바와 부합하는 결과"라고 진단했다.
문제는 가계부채 급등과 1400원을 위협하는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다. 금통위는 통방문에서 외환시장·주택가격·가계부채가 금융 안정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다. 대다수 금통위원은 최근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를 부담스럽게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재는 "시장의 기대가 너무 앞서간다"며 "달려오는 위험 요인이 많아 통화정책 방향 전환 시기는 불확실한 상황이고 상당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경계감을 드러냈다. 특히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다"며 "한은이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잘못된 시그널을 줘 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실수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데 모든 금통위원이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8월 인하가 어려워졌다고 판단한 시장은 10월 인하설로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9월 중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시행으로 가계부채 둔화세가 확인돼야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부동산 가격과 가계대출 안정을 확인하기 위해 최소 2~3개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며 "결국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은 10월 혹은 11월로 이연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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