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업계가 올해도 해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시장은 중국인 단체관광객 유입 부진, 소비 침체 등의 여파로 더 이상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면세업계는 최근 중국이 아닌 해외 국가 진출에 속도를 내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분위기다.
해외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롯데면세점이다. 롯데면세점은 현재 일본, 호주, 베트남 등을 비롯해 해외 6개 국가에서 1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이달 3일 일본 동경긴자점 8층을 1차로 재단장하며 캐릭터 전문 매장인 ‘긴자프렌즈’를 열었다. 해당 매장은 기존 높은 구매력을 자랑했던 중국 단체관광객 선호도에 맞췄던 콘셉트 및 상품 구성을 다국적 고객에 맞춰 재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그 결과, 롯데면세점 상반기 해외점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크게 늘어났다. 특히 일본과 싱가포르 해외 매장 매출이 각각 34%, 25% 이상 성장했다.
신라면세점은 화장품·향수 분야 최대 규모 사업자인 강점을 살려, 해외 매장 제품군을 대폭 확대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신규 매장 확대보단 기존 매장 상품 경쟁력 강화를 통한 수익성 강화에 집중한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신라면세점은 현재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홍콩 첵랍국제공항점, 마카오 국제공항점 등 해외에서 3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하반기에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함께 인도네시아 바탐공항에 신규 매장도 오픈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신세계면세점은 국내외 관광객 모객을 위해 실물 여권 없이 면세 쇼핑을 할 수 있는 ‘모바일 여권 서비스’를 시작했고, 현대백화점면세점은 ‘현대면세점’으로 사명을 바꾸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국내 면세기업이 해외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달라진 업계 트렌드’ 영향이 크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줄고, 다양한 국가의 개별 관광객들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5월 국내 면세점 이용자 수(내·외국인)는 243만142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8.6% 늘었다. 외국인 매출액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약 5% 증가한 9852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면세 시장은 호황기였던 2010년대와 달리 굵직한 대기업 사업자들 간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며 “기업들에겐 경쟁이 치열한 내수보다는 해외 시장 공략이 실적 부진을 타개할 수 있는 좋은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