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서울에서 50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가 역대 최대 규모로 거래됐다. 부동산 가격 상승세 초입인 2분기에 슈퍼 리치들이 민감하게 반응해 선제적으로 초고가 아파트에 대한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시내 50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 거래량이 지난 2분기(4~6월) 67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3분기 64건을 뛰어넘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거래량이다. 지난해 3분기 이후 4분기(32건)와 올해 1분기(49건)는 거래량이 다소 줄었으나 올해 2분기에 다시 폭발적으로 거래가 늘었다.
2분기 거래량 급증 때문에 상반기 거래 규모도 116건을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반기 기준 100건을 돌파했다. 지난 2022년 연간 거래량인 106건을 뛰어넘었으며, 지난해 연간 거래량인 158건의 73.42%에 달하는 수준이다. 올해 하반기에도 주택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연간 200건 이상 거래로 2021년 173건 기록을 경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서울 초고가 아파트 거래는 한 해 동안 1~3건에 불과할 정도로 드물었다. 2007년과 2011년에는 단 한 차례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2015년 처음으로 연간 10건을, 코로나19 사태로 역사적인 저금리 시기가 도래한 2020년 처음으로 연간 50건을 돌파했다. 이후 2021년 173건으로 연간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022년과 지난해 기준금리가 상향 조정되면서 거래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올해 2분기 거래량이 크게 늘어난 것은 부동산 가격 상승세 초기에 ‘슈퍼 리치’들이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로 분석된다.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지난해 12월 11억9662만원에서 올해 3월 11억9568만원으로 하락세를 보였으나 4월부터 반등해 지난달 12억218만원을 기록했다. 지난 3월과 비교하면 0.54% 상승한 수준이다.
특히 50억원 이상 초고가 주택의 가격은 더욱 크게 오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대형 아파트 (전용 135㎡ 이상) 매매 평균 가격은 지난 3월 13억4659만원에서 지난달 13억5585만원으로 0.69%(926만원) 올라 전체 평균보다 상승폭이 높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최근 서울에서도 저가 아파트 가격이 주춤하고 고가 아파트에 수요가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초고가 아파트 거래량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올해 아파트 거래 시장은 입지에 따라 전혀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양극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서울 아파트 시장도 세분화되면서 비슷하게 거래가 늘어나고 줄어들기보다는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의 가격과 거래량이 다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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