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규형 "'삼식이 삼촌'부터 '핸섬가이즈'까지…다른 매력 선봬 기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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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4-07-14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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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식이 삼촌 배우 이규형 사진디즈니+
'삼식이 삼촌' 배우 이규형 [사진=디즈니+]
인터뷰를 앞두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겠다"는 말부터 나왔다. 비슷한 시기 OTT, 영화, 뮤지컬이 한꺼번에 공개되며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현재 배우 이규형의 인기를 가늠해 볼 수 있게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브라운관, 스크린, 무대까지 종횡무진하면서도 제 몫을 톡톡히 해내는 '일당백'의 사나이. 업계는 물론 시청자, 관객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배우라는 의미기도 했다.

아주경제는 디즈니+ 오리지널 드라마 '삼식이 삼촌'(감독 신연식)의 배우 이규형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드디어 '삼식이 삼촌'이 완결이 났어요. 16부작을 한꺼번에 볼 수 있게 되었으니 정주행을 원하는 분들에 좋은 타이밍 아닐까 싶습니다. 하하. 저도 이참에 16부작을 쭉 보려고요. '삼식이 삼촌'은 제게 의미 깊은 작품이거든요. 신연식 감독님과 송강호 선배님을 비롯한 동료들 덕분에 저의 부족한 점들을 돌파해 나갈 수 있었어요."

드라마 '삼식이 삼촌'은 전쟁 중에도 하루 세 끼를 반드시 먹인다는 삼식이 삼촌(송강호 분)과 모두가 잘 먹고 잘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 분)이 혼돈의 시대 속 함께 꿈을 이루고자 하는 뜨거운 이야기를 담았다.

극 중 이규형은 국회의원 강성민 역을 맡았다. 어린 시절부터 삼식이 삼촌과 인연이 있었던 그는 자신의 야망을 이루기 위하여 앞길을 막는 주변 인물들을 제거해 나가기 시작한다. 삼식이 삼촌이 힘들고 더러운 일을 도맡아 처리한 덕에 정치인으로 입지를 다지게 되지만 삼식이 삼촌과 김산이 손을 잡으며 불안감이 커진다.

"처음 대본을 읽고 '강성민이 매력적이다'라고 생각했어요. 드라마 후반으로 갈수록 그의 과거 장면들도 드러나며 더욱 입체적으로 보였죠. 대본이 나오기 전 (신 감독에게) 인물의 과거에 관해 이야기를 들은 바 있었지만, 대본으로 보니 또 다르더라고요. 디테일한 묘사가 정말 인상 깊었고 더욱 몰입할 수 있었어요. 신연식 감독님과 송강호 선배님의 드라마 데뷔작이라니! '함께 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정말 컸어요."
삼식이 삼촌 배우 이규형 사진디즈니+
'삼식이 삼촌' 배우 이규형 [사진=디즈니+]

강성민은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캐릭터다. 극 중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과거 서사들과 유약하고 위태로운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하며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인물이다.

"강성민은 유약하고 겁이 많은 인물이에요. 그래서 오히려 드러나는 모습은 각이 잡혀있고 세 보이는 모습들을 강조하려고 했어요. 그렇게 '반대 지점'이 드러났을 때 (감정들이) 더욱 극대화될 거로 생각했거든요. 의상팀과도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고 외적인 비주얼에도 신경을 많이 썼어요. 보여주신 레퍼런스들이 제가 생각하던 지점들과 부합하여서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저 혼자만 (강성민 캐릭터를) 만든 게 아니라 이렇게 주변 분들의 도움으로 캐릭터를 완성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외적인 면부터 하나씩 만들고 인물의 텐션, 에너지, 말투 같은 사소한 점들을 구성해 나갔어요."

강성민은 '분량보다는 임팩트'라는 걸 다시 한번 일깨워 준 캐릭터이기도 하다. 짧은 분량 안에서도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강성민 캐릭터를 칭찬하자 이규형은 "저는 아쉬움이 더 크다"며 우물쭈물 말을 이어갔다.

"촬영하다 보면 어떤 특정 장면에 매몰되어 큰 흐름을 놓칠 때가 있거든요. 그 지점이 옳다, 아니다 나눌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래요. 강성민의 최후는 곱씹을수록 아쉽더라고요. 마지막 시선 처리를 왜 저렇게 했을까? 저 때 삼식이 삼촌을 보았더라면…. 그런 디테일에 대한 생각들이 계속 남아요. 그 장면은 동선도 복잡하고 총격 액션도 있는 데다가 (재촬영하면) 의상 세팅도 새로 해야 해서 제 욕심대로 '한 번 더 찍어달라'고 할 수 없었어요. '강성민은 최후에 어떤 마음이었을까?' 생각해 보면 그 장면이 더 아쉽게 느껴져요. 그에게 삼식이 삼촌과 최태민은 전부였으니까요. 그 감정을 단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신이었기 때문에 그 디테일로 하여금 달라졌을 만한 지점들이 있어서 아쉬웠어요."

매력적인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표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들만 언급하는 게 안타까워 "스스로 칭찬 좀 해달라"고 거들자, 이규형은 멋쩍은 듯 웃었다.

"지나고 보니 아쉬운 점들만 보여서 그런가 봐요. 하하. 스스로 칭찬을 조금 해준다면 강성민의 예민함만큼은 잘 표현한 것 같아요. 예민하지만 (보는 이들이) 연민을 느낄 만한 지점들을 만들었고 그런 점들이 캐릭터를 입체적이라고 느낄 수 있게끔 만든 거 같아요. 기능적 역할이지만 한 축으로 무너지지 않았고 이끌어나갈 수 있었던 점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삼식이 삼촌 배우 이규형 사진디즈니+
'삼식이 삼촌' 배우 이규형 [사진=디즈니+]

삼식이 삼촌과 강성민, 김산이 만나 삼자대면을 펼치는 장면도 시청자들이 꼽는 명장면 중 하나. 해당 장면은 인물들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신으로 배우들이 아이디어를 주고받아 빌드업시킨 장면이기도 하다.

"감독님께서 열려 계셔서 배우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시거든요. 그 장면은 세 인물이 처음 한자리에 만나는 장면이라서 일종의 기싸움이 느껴졌으면 했어요. 인물들의 대립이 명확하게 느껴져야하니까요. 강성민이 보았을 때는 김산도 자기와 다를 바 없는 인간이기 때문에 그의 위선을 지적하고 싶었을거라고 보았고 유치하게 논쟁을 펼치면 좋겠어요. '어떻게 건드리면 화가 날까' 고민했고 감독님과 송강호 선배님, 변요한 씨와 여러 이야기를 나누면서 장면들을 꾸몄어요. 제 해석이 반영되고 도출되는데 상대방이 리액션으로 완성해주는 과정이 정말 즐겁더라고요. 그게 배우라는 직업이 가진 매력이고 연기에서 느낄 수 있는 희열 같아요."

강성민과 김산은 각각 삼식이 삼촌의 과거와 현재다. 그가 이루고자 하는 세상을 위해 이용한 인물이기도 하다. 앞서 이규형이 언급한 삼자대면 장면은 그런 의미에서 흥미롭다. 온라인에서는 해당 장면을 두고 '전 여자친구와 현 여자친구 사이에서 진땀 흘리는 남자친구'라며 농담하기도. 그만큼 인물들의 관계성이 깊고 상징하는 바들이 많은 신이기도 했다.

"진짜 유치하게 싸우잖아요. 하하. 전 여자친구와 현 여자친구처럼 보였다는데 '그럴 수도 있겠다' 싶네요. 전 여자친구는 사실 20년도 넘게 만난 사이잖아요! 갓 사랑에 빠진 여자친구를 보면 열이 받을 수밖에요. 하하."

그는 대부분의 장면을 배우 송강호와 함께했다. 송강호는 이규형을 두고 "거침없이 연기하는 배우"라며 새로운 자극을 받았다고 칭찬한 바 있다. 이규형은 송강호과의 호흡을 두고 "송강호가 송강호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보았다"고 평했다.

"송강호 선배님은 정말 철저하고 디테일하세요. 촬영을 마치고 나면 (일부 장면들은) 기억에서 휘발될 수도 있는데. 선배님은 테이크마다 어떤 디테일이 있었는지 모두 기억하고 계시거든요. 이 대사는 이렇게 했고 저렇게 했고 어떤 톤이었고…. 연결점까지 철저하게 계산하고 만들어가는 걸 보면서 깊은 충격을 받았어요. 저런 점들이 쌓여서 지금의 선배님을 만들었구나. 함께 작업하며 많은 걸 깨달았습니다."
삼식이 삼촌 배우 이규형 사진디즈니+
'삼식이 삼촌' 배우 이규형 [사진=디즈니+]

이규형은 극장에서 상영 중인 영화 '핸섬가이즈'와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를 언급하기도 했다. 두 작품 모두 유쾌한 무드로 '삼식이 삼촌'과는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핸섬 가이즈'도 정말 재밌게 찍었어요. 이성민 선배님과 (이)희준이 형 연기도 정말 웃기지만 박지환 선배님 분량이 진짜 재밌습니다. 많이 봐주시면 좋겠어요. 극 중 제 바지가 홀랑 타버리는 바람에 '하의 실종'을 보여드리게 되었는데요. 하하. 더운 날씨에 시원하게 찍을 수 있었어요. 뮤지컬 '헤드윅' 경험이 있어서 '하의 실종' 패션에도 어려움은 없었어요."

그는 '삼식이 삼촌' 공개 전 다리 부상을 당했고 현재 재활 중이다.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무대에 오르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이라는 부연이었다.

"무대에 지장 없게끔 열심히 재활하고 있어요.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어쩌다 보니 OTT, 스크린, 무대까지 연이어 오르고 있는데요. 일부러 스케줄을 이렇게 짠 건 아니고요. 하하. 공교롭게 '삼식이 삼촌'이 끝날 때쯤 '핸섬가이즈' 개봉, '젠틀맨스 가이드' 개막까지 이어져서 저도 감회가 새롭고 더욱 열심히 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요. 많은 분께 다양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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