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유세 중 총격을 당한 사건은 일본에도 큰 충격을 던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스스로 절친이라 칭했던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바로 2년 전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을 겪었기에 더욱 그러하다.
2022년 7월 8일, 아베 전 총리는 오전 11시30분경 일본 나라시에서 자민당 내 최대 파벌로 자신이 회장을 맡은 세이와정책연구회 일원의 참의원 선거 유세를 돕기 위해 연설을 하던 중 해상자위대 자위관 출신 범인에게 습격당했다. 그는 헬기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피습 6시간 만에 과다 출혈로 숨졌다.
아베 사망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베는 진정한 내 친구였다"며 애도하며, 아베 전 총리의 장례식에 직접 참석하고 싶다는 뜻을 일본 측에 전달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 발생 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4일 엑스(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민주주의에 도전하는 어떠한 형태의 폭력에도 굳건히 맞서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쾌유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기시다 총리 본인도 지난해 한 남성이 던진 폭발물의 표적이 된 바 있다. 2023년 4월 15일, 기시다 총리가 와카야마시 중의원 후보 유세 지원 현장에서 연설에 나서려던 순간 20대 남성이 파이프로 만든 사제 폭탄을 던졌다. 폭탄이 터지기까지 약 50여초가 소요되면서 그전에 피신한 기시다 총리는 무사할 수 있었다.
집권 여당인 자민당의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도 엑스를 통해 "어떤 사정이 있더라도 폭력에 호소하는 것은 절대로 용납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그는 "과거 미·일 무역협상 때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터프하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번 총격 사건의 모습을 보니 트럼프 전 대통령이야말로 터프하다고 느꼈다"며 "하루 빨리 쾌유하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이나다 도모미 자민당 간사장 대리는 NHK의 토론 프로그램인 '일요토론'에서 2년 전 발생한 아베 전 총리의 총격 사망 사건을 언급하며 "정치인에 대한 반발과 항의가 과격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1 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오구시 히로시 선거대책위원장도 같은 프로그램에서 "선거 폭력은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며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 여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습 사건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특히 엑스의 일본어 사용자들 가운데서는 아베 전 총리의 피살 사건에 대한 언급이 속출하고 있다. 한 엑스 사용자는 "아베 총리의 사건에 이어 7월에 또 이런 일이 발생하다니 너무 충격적"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아베 총리의 그날의 일이 다시 떠오른다"며 "(아베 총리처럼) 가슴을 직격하지 않은 게 불행 중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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