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4일 '주택공급 및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 국토부는 △하반기 수도권 중심 2만가구 신규 택지 발굴 △시세보다 저렴한 전월세로 거주 가능한 공공 비(非)아파트 2년간 12만가구 공급 △3기 신도시 신속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침체, 공사비 인상 등의 영향으로 향후 주택공급 부족 우려가 예상되는 만큼 정부가 적극적으로 주택 공급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최근 주택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서울, 수도권 등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향후 2~3년 뒤 공급 부족 문제로 또 한 번 집값이 확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도 사업성 악화에 따른 주택공급 부진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주산연이 지난달 3~14일 주택건설사업자와 디벨로퍼 3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0%가 향후 1년 내 주택사업 규모를 줄이겠다고 답했다. 시장침체와 공사비 급등, 부동산 PF 조달 어려움 등이 주원인으로 꼽혔다.
주산연 관계자는 "가구 수와 멸실 주택이 증가하면서 38만가구 수준의 공급부족이 누적됐다"며 "2022부터 3년 동안에는 시장 침체에 공급이 감소하면서 47만가구 정도 공급량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최근 은행에게 가계대출을 무리하게 늘리지 말라고 당부하는 등 대출 조이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신생아특례대출 등 대출을 통해 부동산에 투자하는 수요가 늘면서 가계대출이 급격히 증가하자 이를 관리하지 않으면 부동산 가격이 폭등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국은행이 지난 7월 10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올해 상반기 은행권의 주담대는 27조원가량 늘었다. 이에 6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115조5000억원으로 전달보다 6조원 늘었다.
전문가들은 일관성 없는 금융 정책이 오히려 시장 불안을 키우고 정책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비판한다. 국토부는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하려는데 금융당국은 반대로 시장을 억누르려 한다는 이유에서다. 침체한 부동산 시장을 끌어올리고 주택공급을 활성화하려면 함께 주택 수요 진작책이 필요한데 대출금리가 높아지면 주택 수요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 IAU 교수)은 "대출 확대로 인해 가계대출 부실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있기 때문에 대출 규제에 나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정부의 정책 엇박자로 인해 정책 신뢰도가 하락하게 되면 정책 효과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집값 상승의 근본적 원인은 결국 주택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라며 "정부가 연도별 공급 계획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설명해 공급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