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결제원이 미술품, 한우와 같은 투자계약증권 회사들이 유통시장으로 가는 첫 단추를 끼웠다.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은 신탁수익증권(부동산)에 이어 미술품·한우와 같은 투자계약증권 회사에 대한 전자증권 등록 서비스가 시행될 예정이다. 예탁원은 소유권 이전에 제한이 있는 비상장 종목도 예외적으로 수용한다는 방침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예탁원은 내달 19일부터 투자계약증권(미술품·한우) 발행업체도 전자증권 등록이 가능해진다. 발행사들은 이달 22일부터 내달 2일까지 예탁원이 마련한 베타 테스트를 거친 뒤 19일부터는 전자증권 등록을 정식으로 신청할 수 있다.
등록 조건은 기존에 발행된 상품이 아닌 서비스 시행 이후 발행부터 청약까지 모두 마친 상품만 사전 심사를 거쳐야 한다. 한우와 미술품처럼 소유권 이전에 공증 절차가 필요한 상품의 경우에도 요건 충족 시 동일 계좌관리기관(증권사) 계좌 간 대체는 허용할 수 있다. 현재 투자계약증권은 유통이 전면 금지돼 있지만, 일대일 개인 간 거래를 통한 매매는 가능하다.
2021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은 펀블, 카사, 루센트블록 등 비금전 신탁수익증권 형태로 부동산 조각투자상품을 발행하는 회사들은 이미 사업구조를 개편해 전자증권 등록을 하고 있다. 그러나 미술품이나 한우 등을 기초자산으로 두는 조각투자 업체들의 투자계약증권은 전자증권을 등록할 수 없었다.
지난 1월 금융위원회는 전자등록 대상 증권에 투자계약증권을 포함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이후 예탁원이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신종증권 회사에만 전자증권 등록을 해주겠다는 종전 입장을 변경해 비상장 투자계약증권에 전자증권 등록을 허용하고 나선 것이다.
관련 업계는 환영한다는 반응이다. 조각투자업계 관계자는 "전자증권 등록이 되면 장기적으로 장외 거래까지 가능해지는 것으로 기대를 한다"면서 "아직 유통시장이 전면 금지돼 있지만 절차상 가능해지도록 하려는 것으로 해석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전자증권 등록이후에는 유통회사도 생길 수 있는 것이 아니겠냐"면서 "증권사 혹은 제3자가 유통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증권사 관계자 역시 "이번 전자증권 등록 시행으로 투자자 명부를 관리, 결제 의무 등 계좌관리 기관으로서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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