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고물가로 인한 경기부진 장기화로 소상공인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여기에 소상공인 경제·심리적 마지노선인 ‘최저임금 1만원 벽’도 무너졌다. 단기간에 경기가 회복될 가능성도 크지 않은 상황에서 줄폐업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사업자 폐업률은 9.5%로 전년 대비 0.8%포인트(p) 상승했다. 폐업자 수는 91만1000명으로 전년 대비 11만1000명 늘었다.
특히 외식업계 타격이 컸다. 핀테크 기업 핀다의 상권 분석 플랫폼(오픈업)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외식업체는 17만6258개로 전체의 21.52%에 달했다. 코로나19 때인 2020년(13.41%)보다 8.11%포인트 높은 수치다. <관련기사 3면>
금융위 관계자는 “고금리·고물가에 소상공인들 고통이 극심하다”며 “빚을 못 갚을 지경에 이르렀는데 최저임금까지 오른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우려했다.
서울 중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는 “계약기간만 아니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폐업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최저임금 1만원이 넘어 아르바이트 직원을 쓰기가 더 부담스러워졌다. 그렇다고 모두 자기 할 일이 있는 가족들이 도와줄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경기 광명시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B씨는 “매년 오르는 물가에 경기는 언제 좋아질지도 모르는데 최저임금은 내년에 또 오른다”며 “빚더미에 앉아 있고, 연체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최저임금까지 올라 문 닫을 일만 남았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2일 오전 제11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1만30원으로 결정지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9860원)보다 170원(1.7%) 인상된 금액이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209만6270원(주 40시간·월 209시간 근무 기준)이다. 올해보다 월 3만5530원 오르는 셈이다. 최저임금이 1만원을 넘어선 것은 1988년 제도 도입 이후 37년 만에 처음이다.
최저임금은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8년 16.4%, 2019년 10.9%로 2년 연속 10% 이상 오르는 등 5년간 41.5% 상승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도 2023년 5%, 올해 2.5% 올랐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수가 경제 성장률만큼 충분히 따라와 주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소상공인들이 버틸 여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빚이 또 다른 빚을 부르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 선별적인 지원과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심층적 연구를 통해 건전성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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