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중국 중산층을 잡으려면 난징으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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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 기자
입력 2024-07-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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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中 1위 소비 도시 부상

  • 지리적 이점...주변 소비 인구까지 흡수

  • 상대적으로 저렴한 집값도 소비력 높여

  • 5대 유통기업 난징에 깃발...中 유일

  • '거대한' 중국 중산층 공략나서

 
중국 국내외 유통 기업들이 동부 도시 난징에 잇따라 깃발을 꽂고 있다. 중국은 부동산 시장 침체와 소비 저하, 서방과의 무역·기술 분쟁 등으로 경제난을 겪고 있지만, 난징은 1인당 소비액이 ‘부자 도시’ 상하이를 뛰어넘으며 중국 내에서 가장 강력한 소비력을 가진 도시로 떠올랐다. 세계 유통업계는 그동안의 고속 성장으로 거대해진 중국 중산층이 중국 유통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미국 조사전문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00년 3%에 불과했던 중국 중산층(일일 평균 소비액 2달러~50달러 기준) 인구 비율은 2018년에 50%를 넘어섰고,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2025년 중국 중산층 인구가 5억명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현지 매체 36kr은 "난징은 중국 중산층을 차지하기 위한 거대 유통기업 간 경쟁의 축소판일 뿐"이라며 "이들은 현재 중국 유통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왜 난징인가? 
난징
 
난징은 2021년 연간 1인당 소비재 소비액이 7만7300위안(약 1470만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중국에서 소비력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등극했다. 같은 해 2위로 밀려났던 ‘부자 도시’ 상하이의 소비액(6만4100위안)보다 20%나 높았다. 계면신문은 난징에 대해 “소비력은 이 도시 최고의 명함”이라고 평했다.

우선 소비 인구가 많다. 장쑤성 성도인 난징은 인구 약 950만명의 대도시다. 서울과 비슷한 수준으로 자체 인구도 많지만, 지리적 이점 덕에 주변 도시의 소비 인구까지 흡수한다. 난징 소비재 매출의 40%를 타지 소비자가 담당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차로 1~2시간 거리 내 지역 주민들은 대부분 난징으로 쇼핑을 가거나 장을 보러 간다. 장쑤성 사람들은 물론, 인접한 안후이성 사람들까지 난징을 찾는다.

심지어 안후이에는 “안후이 사람 중 난징보다 허페이(안후이성 성도)를 안 가본 사람이 더 많다”는 말도 있다. 난징은 2005년부터 ‘중국의 실리콘밸리’를 목표로 세우면서 화웨이 등 IT(정보통신) 기업들을 대거 유치하기도 했다. 현재 핵심 IT 기업 3500여 곳의 인력 85만명이 난징에 거주한다. 지난해 난징의 IT 산업 규모는 전년 대비 9.5% 늘어나며 8000억 위안을 돌파했다. 성 내 1위이자 중국 전역에서도 최고 수준이다. 

여기에 기업들이 난징에 ‘중국 1호점’ 매장을 내는 경우가 많아진 것도 난징을 ‘소비의 도시’로 만들고 있다. 올해 1분기에만 47개 브랜드가 난징에 중국 1호점을 오픈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7% 급증한 수준이다. 이 중에는 발렌티노 뷰티와 데상트 아동복 등 글로벌 기업도 대거 포함된다. ‘중국 1호점’ 매장은 소비를 촉진하고, 이는 다시 ‘중국 1호점’ 매장 유치를 성공시키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저렴한 집값도 강한 소비력을 뒷받침한다. 난징의 1인당 GDP(국내총생산)는 17만3800위안(약 3300만원)이다. 상하이(17만5400위안)와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집값은 상하이의 절반도 안 된다. 중국 전국 주택 가격 순위에서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상하이의 집값은 평당 23만3000위안(약 4514만원, 올해 초 기준)이다. 난징은 8위로 평당 9만5000위안(약 1841만원) 정도다. 수입은 비슷하지만 주거비에 들어가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다. 난징 사람들이 ‘소비할 수 있는’ 경제적 여유를 다른 도시 사람들보다 쉽게 갖출 수 있다는 의미다.

유통 기업들, 특히 회원제 창고형 할인마트들이 난징을 주목하는 이유다. 지난 5월 말 코스트코가 난징 1호점을 오픈하며 난징은 현재 중국에서 유일하게 코스트코·샘스클럽·메트로·M·허마X 등 중국 내 5대 회원제 마트가 전부 입점한 지역이 됐다.

中 중산층 소비력 아직 괜찮다?
난징
지난 5월 글로벌 회원제 창고형 할인마트 코스트코와 샘스클럽이 중국 난징에 각각 1호점과 2호점을 열었다. [사진=웨이보]

코스트코가 난징에 매장을 연 것은 중국 진출 5년 만이다. 코스트코는 2019년 상하이에 중국 첫 매장을 오픈하며 중국 시장에 정식으로 진출했다. 당시 오픈 기념으로 판매한 '명품계의 명품' 에르메스와 중국 최고급 명주 마오타이 등이 순식간에 동나면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기도 했다.

코스트코는 그로부터 2년이 지난 2021년에서야 쑤저우에 중국 두 번째 매장을 열었다. 이후 작년 한 해에만 매장 3개를 추가로 오픈하며 본격적으로 중국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난징 1호점 오픈도 코스트코의 중국 진출 전략이 강화된 것을 보여준다. 코스트코 난징점은 중국 내 매장에서 유일하게 주유소도 함께 운영하는 등 난징 소비자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난징에 신규 매장을 선보인 업체는 코스트코 외에도 샘스클럽과 M 등 총 3곳이다. 특히 2021년에 난징에 입성했던 샘스클럽은 코스트코 난징 1호점 개장을 3일 앞두고 난징 2호점을 오픈하며 견제에 나서기도 했다. 월마트 계열 회원제 마트인 샘스클럽은 1996년 중국에 진출했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코스트코가 회원수 1위지만, 중국에서는 샘스클럽이 1위다. 샘스클럽은 6월 기준 중국 전역에서 48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2021년에 중국 내 36개 매장이 있었던 점에 비춰보면, 샘스클럽은 중국에서 2~3개월에 하나꼴로 신규 매장을 열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 1996년 중국에 진출했던 독일계 유통 기업 메트로도 메트로 플러스라는 회원제를 도입해 지난해까지 회원제 마트를 24개로 늘리는 등 중국 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는 글로벌 유통 기업들이 중국 중산층의 소비력을 낙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들의 타깃이 바로 중산층이기 때문이다. 중국 내 양대 회원제 마트인 샘스클럽과 코스트코의 회원비도 중산층의 평균 경제력을 감안해 200위안 후반대로 책정됐다. 재래시장에서 장을 보는 게 익숙했던 중국 중산층의 생활 수준이 점차 높아지면서 대형마트에 대한 수요가 많아졌다. 특히 소비 주력인 주링허우(1990년대생)의 마트 선호도가 높다. 주링허우인 리씨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에 가면 상인들이 나를 어리게 보고 질이 떨어지는 물건을 준다"면서 "샘스클럽에서 장을 보면 안심이 된다"고 했다. 

후발주자인 중국 유통 기업들도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알리바바 회원제 마트인 허마X는 2020년 상하이 1호점 오픈 후 현재 베이징·상하이·난징 등에 10개 매장을 열었으며 300만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올해 매장을 15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홍콩 상장 업체 선아트리테일 산하 회원제 마트인 M은 올해 3월 오픈한 난징 매장까지 총 5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회원은 약 24만명이다. 계면신문은 "회원제 마트들이 전례없는 성장의 기회를 포착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좋은 품질의 물건을 찾는 중국 중산층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게 쉽진 않을 전망이다. 현지 시장조사업체 퀘스트모바일이 발간한 '2023 신(新)중산층 통찰 보고서'는 "중국의 새로운 중산층은 가격에 관심이 높고 다양한 가격 비교 앱에 열광하지만 소비 경험도 못지않게 중시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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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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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라도대가리빨가게물드려츄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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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라도는중국사형버스에서장기가적출되쥬거야되는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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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 전ㆍ라도미친것들몽둥이로피터지게주글때까지드때려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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