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서 온 TV·침구 등 방안 가득…서울시, 취약계층 물품 지원

파르나스호텔, 리모델링 과정서 가전·가구 기부

임대주택 18곳·쪽방상담소 등 복지 시설도 전달

17일 오전 임대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유모씨(64) 방에 파르나스호텔에서 기부받은 47인치 TV가 설치되고 있다. [사진=안수교 기자]

"TV, 협탁, 침구류 등을 받아서 기분이 좋아요, 좋습니다."(유모씨·64)

기초생활수급자인 유씨는 고시원에서 7년 넘게 살다 주거 상향 지원을 받아 올해 5월 강서구의 한 임대주택에 입주했다. 주거 환경은 예전보다 좋아졌지만 유씨 방엔 지인에게 구매한 구형 TV와 스프링이 꺼진 매트리스, 1인용 좌식 식탁뿐이었다.

17일 유씨는 마땅한 세간살이 없이 지내다 강서주거안심종합센터 주거상담소 도움으로 호텔에서 기증한 가전·가구·생활용품 등 물품을 지원받았다. 이날 방으로 47인치 TV와 협탁, 조명등, 침구류 등이 줄지어 들어오자 유씨 얼굴엔 환한 미소가 번졌다. 유씨는 "TV 바꾸는 걸 가장 바라는 거였다"며 "더 이상 필요한 것 없이 다 만족하고 좋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유씨처럼 임대주택에 입주한 18가구에 파르나스호텔에서 기부받은 가전·가구 등을 오는 22일까지 전달한다. 이 밖에 쪽방상담소 5곳, 아동·노숙인·장애인 등 복지시설 60곳, 종합사회복지관 11곳, 지역자활센터 2곳, 주거복지센터 6곳 등 기관에도 물품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번 물품 기증은 경제적 여건 때문에 가전 등 살림살이를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 가정과 복지시설 등을 돕기 위해 시작됐다. 시는 앞서 지난 6월 쪽방상담소, 주거복지센터, 지역자활센터 등을 통해 물품이 필요한 곳을 신청받아 선정했다.

서울시는 파르나스호텔이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진행하면서 교체 예정인 침대·TV 등 총 1만1791개, 30억원 상당 생활용품을 기증했다고 설명했다. 파르나스호텔 객실과 연회장, 레스토랑 등 호텔에서 사용해 온 TV 693개, 소형 냉장고 550개, 침대 900여 개, 테이블 2400개, 의자 1957개 등이다. 

앞서 시는 2015년부터 '호텔 교체 후원물품 활용 저소득층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현재 시내 14개 호텔과 업무협약을 맺고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정상훈 서울시 복지실장은 "파르나스호텔이 이번 가전·가구를 대규모로 기부해 줘서 여러 복지시설 이용 환경이 개선되고, 저소득 가정이 경제적 부담으로 장만하기 어려웠던 생활용품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주거 취약계층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사업을 다각도로 발굴하고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