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그룹주 10개 종목 가운데 6개 종목이 상승 마감했다. 카카오(0.73%), SM C&C(5.63%), 넵튠(0.48%), 카카오게임(1.90%), 카카오뱅크(1.41%), 카카오페이(5.00%) 등이다.
장 중 검찰이 '에스엠 시세조종' 의혹을 받는 카카오 창업자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소식에도 카카오그룹주는 반짝 상승세를 보였다. 증권가는 "예상했던 악재가 현실화됐지만 더 떨어질 곳이 없을 정도로 그간 하락폭이 컸다"고 분석한다.
카카오는 지난 1월 6만1900원에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이와 비교하면 현 주가는 33%가량 낮다. 카카오뱅크 역시 지난 1월 연고점 대비 32%, 카카오페이는 53% 하락했다. 계열사 대부분이 상당기간 동안 신저가를 경신해 왔다.
카카오 법인이 벌금형 이상의 유죄를 확정받으면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자격을 잃을 수도 있다는 점도 문제다. 금융당국은 6개월마다 대주주 적격성을 심사한다. 대주주는 최근 5년간 금융관련법, 공정거래법, 조세범 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사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카카오가 대주주 자격을 상실하게 되면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을 10%만 남기고 매각해야 한다. 지난 3월 말 기준 카카오의 지분율은 27.17%다. SK증권에 따르면 카카오 종속기업의 가치를 따졌을 때 전날 기준 카카오뱅크의 적정가치는 1조7807억원이다.
카카오는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과제도 떠안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게임즈,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에스엠 엔터테인먼트, 카카오VX 등 대부분의 자회사를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인수자를 찾고 있다. '문어발 확장', '쪼개기 상장' 비판 여론이 커지면서 핵심 자산을 제외하고 정리하고 나섰다.
이 상황에서 카카오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 의장이자 경영쇄신위원회 위원장인 창업주의 신병이 불안정해졌다는 점은 실적 부진에 더해 큰 악재로 받아들여진다.
바닥 없는 추락을 이어온 카카오 계열사에 대해 증권가는 "사법리스크가 해소되기 전까지는 눈높이를 더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1개월 내 목표가를 제시한 증권사들은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평균 14.82% 하향 조정했다. 카카오뱅크는 10.57%, 카카오페이는 53.13%, 카카오게임즈는 14.99% 내려잡았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대형 플랫폼의 골목 상권 진출 관련 비판 여론으로 신사업의 수익모델 도입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재도약을 위한 공격적인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서는 사법 및 규제 리스크 해소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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