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17일 아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보수 변화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한 후보는 지난 4·10 총선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당을 지휘했다. 그는 거대 야당의 총공세를 견뎌내고, 다음 대선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전방위적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한 후보와의 일문일답.
-후보 본인을 한 단어로 표현해 주고 그 이유를 설명해달라. 다른 후보들도 함께 평가해달라.
'폭풍 같은 변화'로 하겠다. 지금 국민의힘에는 폭풍에 맞서 스스로 폭풍이 되는 결기와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제가 그 변화의 시작이 되겠다. 폭풍이 되어 무도한 입법 폭주로 헌법 가치와 사법시스템을 무너뜨리는 민주당의 행태에 단호히 맞서겠다. 그리고 국민의힘 안에 도사리고 있는 구태와 퇴행을 날려버리겠다. 다른 후보들도 제가 주도하는 우리 당의 혁신과 재건에 동참해 주셨으면 좋겠다.
-다른 후보들과 달리 본인이 꼭 당대표가 돼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당대표로서의 공약과 당 쇄신책이 궁금하다.
국민이 주신 권력을 자신들의 개인적인 원한을 풀기 위해 사적으로 악용하는 민주당, 조국혁신당과 맞서 싸우라는 것이 국민과 당원의 열망이고, 그 열망을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저 한동훈이다. 지난 총선 때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절실하게 당의 민낯을 들여다봤고, 부족한 점을 안다. 제가 당대표로서 당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정권 재창출의 기반을 마련하겠다. 그리고 국민의힘을 다시 일하는 정당, 유능한 정당, 이기는 정당으로 만들기 위해 중도, 수도권, 청년을 위한 정책을 우선적으로 실천하겠다. 지역 정치 시스템의 혁신을 위해 원외 당협위원장이 현장사무실을 개설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서 당의 현장 조직도 되살리겠다. 여의도연구원은 정책 중심 기구로 완전히 재편하려 한다. 외부 전문가들과 연계하여 정치 개발 역량을 강화하면 우리 당의 외연을 더욱 확장할 수 있다.
-108석 최악의 여소야대 정국이다. 불리한 상황을 극복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국정 주도권을 찾아올 수 있는 방안이 있을까.
여소야대 정국에 지금과 같은 극단적인 대치 상황에서 정국을 풀어가고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 먼저 사법적 판단과는 별개로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야당 대표들과도 만나 이야기하고, 토론할 수 있어야 한다. 야당이 쳐 놓은 프레임을 깨고 꽉 막힌 구도를 새롭게 재편할 수 있는 전략도 필요하다. 제가 제안했던 공정한 제3자 채상병 특검안이 그런 취지다. 단순한 특검 찬성과 반대 구도에서 민주당이 주도하는 무소불위의 불공정한 특검을 선택할지, 대법원장과 같은 제3자가 특검을 추천하는 공정한 특검이냐를 선택할지로 구도가 바뀌었다. 마지막으로 우리들의 화합이 필요하다. 거야의 폭주에 맞서 원팀이 돼야 한다. 올 10월이면 이재명 전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현실화될 것이다. 그때 민주당을 이탈하는 중도층이 우리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전대가 끝나면 모두 힘을 합쳐 변화하고 준비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과는 어떤 인연이 있고, 지금은 어떤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향후 당정관계는 어떤 방향으로 가지고 갈 것인가.
윤 대통령과는 지난 20년간 공공선 추구를 위해 서로 협력해 온 파트너 관계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윤 대통령과 저는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다. 바로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정권의 재창출이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윤 대통령과) 합리적으로 토론하고 이견이 있어도 잘 조정해 나갈 것이다. 무엇보다도 민심이라는 절대적인 기준에 비춰 봤을 때 어긋남이 없도록 할 것이다.
-당원들과 국민들에게 꼭 소개하고 싶은 자신만의 자랑거리나 일화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사실 어렸을 적부터 공공선을 추구하자는 목표를 가지고 인생을 살아왔다. 제가 처음 검사로서 출근하던 날 '평생 할 출세는 이걸로 끝이다'라고 생각했고, 지금까지 실제로 그 마음으로 살아왔다. 앞으로도 정치를 하면서 공공선을 그 무엇보다도 앞에 두겠다고 약속드린다.
-채상병 특검법 조건부 수용 의사를 밝혔다. 특검법 수사 대상에는 윤 대통령이 포함돼 있다. 민주당이 탄핵 청문회 등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결정이 탄핵의 빌미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나.
민주당이 제시한 채상병 특검법 조건부 수용 의사를 밝힌 것이 아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무소불위의 불공정한 특검법과 질적으로 전혀 다른 공정한 제3자가 특검을 추천하는 새로운 특검법을 제안한 것이다. 이것이 국민적 의구심을 해소하고 교착상태에 빠진 특검 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방안이다. 저는 이제 국민께서 누가 진정 진실을 규명하기를 원하는 세력이고, 누가 채상병의 죽음을 정쟁으로 몰고 가는 세력인지 판단하실 것으로 생각한다. 이것이 탄핵의 빌미가 된다는 점에는 동의할 수 없을 뿐더러 탄핵이라는 말 자체를 그렇게 쉽게 입에 올린다는 것에도 동의할 수 없다.
-거야의 압박이 거세다. 각종 특검과 입법 드라이브로 당정을 공격하고 있는데 '원외 당대표'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할 거란 우려가 많다. 국회 및 원내 사안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나갈 계획인가.
108석의 소수 여당인 상황에서 당대표가 원내인지 원외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원내외 가릴 것 없이 당의 가용한 자산을 모두 동원해 거야의 폭주에 맞서야 하기 때문이다. 과거에 보면 집권 여당이 소수당일 때 좋은 정치를 한 경우도 많이 있다. 공통점은 하나였다. 민심의 편에 섰다는 것이다. 제가 당대표가 되면 국민의힘이 다른 어느 당보다도 치열하게 민심의 편에 서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다음 대선에 출마할 생각을 가지고 있나. 앞서 원희룡 후보가 "수사 검사하다가 대통령 직행하는 건 윤 대통령 한 분으로 끝내야 한다"고 했는데 동의하는가.
지금은 벼랑 끝에 서 있는 당의 활로를 얘기할 때지, 대선 출마를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 다만 대선 후보를 정할 시점에 국민과 당원께서 '이 사람이라면 거대 야당의 폭주를 저지하고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겠다'고 판단해 주신다면 당연히 대선에 출마해 국민과 당원의 열망에 부응해야 한다. 원 후보가 했다는 그 말씀은 윤 대통령에게 대단히 모욕적일 수 있다. 저나 윤 대통령이나 한때는 검사였지만 지금은 좋은 정치로 국민에게 봉사하고 공공선에 이바지하려는 정치인이다. 지금 저를 지지해 주시는 분들은 제 검사시절이 아니라, 문재인 정권 시기의 탄압에 당당히 맞선 점과 180석 거대야당의 폭거에 당당히 맞선 점, 총선 때 불출마까지 하며 헌신한 점 등을 평가해주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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