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당권주자 인터뷰] '보수 아이콘' 나경원 "말만 화려한 한동훈…당에 대한 책임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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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제 기자
입력 2024-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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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희룡 두고 "다소 거칠고 투박"…윤상현엔 "편안해 보인다" 평가

  • "통합으로 보수 단일대오 이뤄야…지방선거, 대선서 꼭 승리해야"

  • "'당정동행' 관계 만들 것…韓·元, 당 분열 봉합할 수 없을 것"

캡션수정부탁드립니다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인터뷰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나경원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지난 17일 경기도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를 마무리한 뒤 아주경제와 대담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한동훈 후보는 말씀만 화려한 분 아닌가요?"

'보수 아이콘' 나경원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는 지난 17일 아주경제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함께 당권 레이스를 벌이고 있는 후보들을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한동훈 후보가 화려한 '대화의 기술'을 가지고 있으나 겉보기에만 좋고 내실은 없다는 게 그의 평가다. 나 후보는 "한 후보가 워낙 말은 잘해서 대화가 잘 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나 후보는 원희룡 후보에 대해선 "다소 거칠고 투박한 점이 있다"며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후보로) 적합한지 검증하는 과정에 있다"고 전했다. 윤상현 후보를 두고는 "편안해 보인다"고 했다. 이번 당 대표 선거에서 잃을 게 없어 보인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날 나 후보와 인터뷰 전, 한 후보는 라디오 토론회에서 '폭탄 발언'을 던졌다. 자신이 법무부 장관이던 시절 "나 후보가 본인의 패스트트랙 사건의 공소를 취소해 달라고 부탁하신 적 있다"고 말한 것이다.

이에 대해 나 후보는 "한 후보가 토론회에서 한 발언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며 "우리 당과의 연대 의식이나 당에 대한 책임감이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문제점이 있는 국회선진화법으로 인해 소수 정당의 원내 투쟁이 제한된 상황을 그냥 두고 보는 게 맞냐는 것이다.

나 후보는 또 "당시 사건으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 23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5명이 기소됐다"며 "국회에서 정치적 행위로 충돌한 것이기에 우리 당과 민주당 의원들 모두 공소를 취소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7일 오후 경기 고양시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20240717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7일 오후 경기 고양시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2024.07.17[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다음은 나 후보와의 일문일답.

Q. 다른 후보들과 달리 본인이 꼭 당 대표가 돼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어떻게 당을 쇄신하려고 하나.

지지자 분들이 지난 방송 토론 등에서 원 후보와 한 후보의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셨다. 일부 지지자들 사이에선 물리적 충돌까지 발생했다. 분열로 총선에서 참패한 지 얼마나 됐다고, 또 분열병이 돋은 건지 모르겠다. 집안 식구끼리 헐뜯기만 하는 당대표가 있는 당에 어떤 국민이 표를 주겠나. 이제는 멈추고 합쳐야 할 때다. 안정적인 통합으로, 보수가 단일대오를 이뤄서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꼭 승리해야 한다.

Q. 여소야대 정국을 극복하고 더불어민주당에게서 국정 주도권을 찾아 올 수 있는 방안이 있을까.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가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싸울 수 있는 현역 의원 출신 대표가 더더욱 필요하다. 여당이 작고 야권이 큰 상황이기 때문에 대통령과의 관계가 더 중요하다. 우리가 가진 건 대통령의 행정권이니 건강한 당정 관계를 구축해서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 특히 지난번 총선에서 우리 당을 대표할 '트레이드 마크 정책'이 없었던 것이 문제다. 정치가 아닌 정책으로 주도해야 한다. 의석수가 적어도 지지율을 올리면 국정 주도권을 찾아올 수 있다. 또 우리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지방의회와의 연계가 필수다.

Q. 당 대표가 된다면 당정 관계를 어떤 방향으로 가지고 갈 것인가.

'당정동행'의 관계 만들어가려 한다. 말 그대로 윤석열 정부의 성공, 보수 재집권이라는 공동 목표를 바라보면서 함께 걸어가는 것이다. 정부가 잘하는 것이 있으면 팍팍 밀어주고, 민심과 멀어지는 순간에는 진솔하게 민심을 전하는 것이다. 우리 당헌 8조를 보면 당과 대통령의 관계를 '공동책임', '협조관계'로 규정하고 있다. 지금 전당대회 출마한 사람들을 보면 중 한쪽은 대통령과 관계가 파탄났고, 다른 한쪽은 대통령에게 빚을 진 상황이라 쓴소리를 할 수 없다. 오직 나경원만이 건강한 당정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Q.당원들과 국민들에게 꼭 소개하고 싶은 자신만의 자랑거리나 일화가 있다면 소개해 달라.

지역 당협을 방문하면 저에게 "10번은 본 것 같다"고 말씀하시는 당원분들이 계신다. 지금 출마한 후보들 중에 이런 말 들을 수 있는 사람은 나 밖에 없지 않을까.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Q. 이번 전당대회가 분당대회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당대회가 과열된 이유는 어디 있다고 생각하고, 어떻게 수습해야 할까.

나오지 말았어야 할 후보, 한 번은 참았어야 할 후보가 너무 큰 혼란을 몰고 왔다. 한 후보의 출마 자체에 이 엄청난 분열과 파탄의 원죄가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여기에 원 후보의 황당하기 짝이 없는 헛발질 마타도어, 구태스러운 네거티브가 기름을 끼얹고 있다. 원 후보가 한동훈 캠프 수석 응원단장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우리 당이 다시 하나가 될 수 있는지 진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후보나 원 후보 중 누가 당 대표가 되든 우리 당의 분열을 봉합해 낼 수 없을 것 같다. 이 파국을 수습하고, 상처를 치유하고, 다시 우리 당을 하나로 만들 수 있는 후보는 현실적으로 저 뿐인 것 같다.

Q. '원외대표 한계론'을 꾸준히 말하고 있다. 원외대표에게는 어떤 한계가 있는지 설명을 부탁드린다.

여소야대 형국에서 원외 당대표가 나오면 장외 투쟁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황교안 대표 때에도 장외 투쟁에 의존했다. 결국 당의 힘이 분산되고 국민들이 느끼는 피로감만 커진다. 지금은 더 극심한 여소야대 형국에 더해 상대는 이재명 1인 독주체제의 민주당이다. 이 전 대표가 원내에 있는 이상 우리 당 대표도 원내에 있어야 맞상대가 가능하다.

Q. 전대과정에서 한동훈 후보가 법무부 장관 시절 '댓글팀'을 동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야당 공세와 맞물리면서 여권 내부에서도 전대 후 정치적 부담이 될 것이라는 시선이 있는데, 대표가 된다면 어떻게 처리하겠나.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만큼, 한 후보가 '사실무근'이라고 하고 넘어가기보다는 구체적인 해명과 사실관계에 관한 자료를 제공해서 의혹을 해소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국민들께서도 사실에 대해 궁금해 하신다. 한 후보가 제대로 한번 해명을 하고 넘어갈 필요는 있지 않을까. 단순히 지지자들의 자발적 의사 표현이라고 언급해서 될 사안이 아니게 됐다. 지지자들의 자발성만 강조하는 모습을 보면서 "댓글은 양념이다"라고 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연상됐다. 이 기회에 잘못된 팬덤의 모습들을 정확히 짚어야 차후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거라고 본다.


 
캡션수정부탁드립니다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인터뷰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나경원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지난 17일 경기도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를 마무리한 뒤 아주경제와 대담하고 있다. 나 후보는 '원외대표 한계론'을 강조하며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가 원내에 있는 이상 우리 당 대표도 원내에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 나경원 후보는 어떤 사람?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지난 4·10 총선에서 '수도권 최대 격전지'로 꼽히던 서울 동작을 지역구를 탈환하며 5선 고지에 올랐다. 보수진영의 대표 여성 정치인으로 꼽혀왔으나, 지역구 탈환 이후 이번 전당대회에서 존재감을 부각하며 보수 정치인의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1963년,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노량진동(현 동작구 노량진동)에서 태어난 그는 서울에서 초·중·고를 나와 서울대학교 법대를 졸업했다. 사법연수원을 24기로 수료하고 1995년 부산지방법원 판사로 임용돼 처음으로 법복을 입었다. 이후 2002년까지 인천지방법원과 서울행정법원 판사로 지내며 법조인으로 경험을 쌓았다.

정치권에 들어선 것은 2002년, 제16대 대선 당시 이회창 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총재의 특보로 임명되면서다. 17대 총선 때 비례대표 11번으로 발탁돼 선거를 치러 국회에 입성했다. 18대 총선에선 서울 중구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그 사이 제17대 대선 도중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의 대변인으로 활약하며 주가를 올렸다. 

여의도 생활 초기엔 장애인 처우 개선을 포함한 복지·인권 분야에서 특히 두각을 드러냈다. 친딸이 다운증후군을 앓는다는 이유로 초등학교 입학 거부 등의 차별을 당한 아픔이 있는데, 당시 경험을 살려 국회의원과 장애 아동 부모 및 전문가 등이 의견을 나누는 연구모임을 만들기도 했다. 

2012년 제19대 총선에 불출마했으나, 정몽준 당시 의원이 서울시장에 출마하며 서울 동작을 지역구가 공석이 됐고, 나 후보는 2014년 재보궐선거에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정계에 다시 돌아온 뒤엔 당 서울시당 위원장에 이어 2015년 여성 의원 최초로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맡았다. 뒤이어 제20대 총선에서 4선 고지를 달성했고, '2전 3기' 끝에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로도 선출됐다. 

제21대 총선에서 낙선해 쓴 맛을 봤지만, 지난 4월 10일 치러진 제22대 총선에선 류삼영 민주당 후보를 꺾고 5선 고지를 달성했다. 4년 간의 공백기 이후 국회로 돌아온 나 후보는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출마, 당권 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1963년 서울 출생 △서울대 법대 △사법연수원 24기 △부산·인천지법·서울행정법원 판사 △새누리당 서울특별시당 위원장 △19대 후반기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제17(비례)·18(서울 중구)·19·20·22대(서울 동작을)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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