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노사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을 두고 양측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탓이다. 노조는 슈퍼마켓만 분할 매각할 경우 홈플러스 자체 경쟁력을 아예 잃을 것이라 우려했고, 사측은 홈플러스의 지속성장을 위한 움직임이라 맞받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와 홈플러스 마트노조는 최근 홈플러스가 점포를 잇달아 폐점하는 것을 두고 충돌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17일 사내망을 통해 안산선부점과 동청주점의 영업 종료를 알렸다. 홈플러스는 실적 부진과 임대 계약기간이 만료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홈플러스 마트노조는 이번 폐점이 실적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선을 긋고 있다. 사모펀드인 대주주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매각에 속도를 내기 위해 무리하게 규모를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2015년 9월 7조2000억원을 들여 홈플러스를 인수한 바 있다. 당시 블라인드 펀드로 2조2000억원을 투입하고 나머지 5조원을 홈플러스 명의로 대출받아 인수자금을 충당했다.
노조 측은 사측이 홈플러스 점포를 팔거나, 정리해 인수금융을 갚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MBK파트너스는 지난 2020년부터 홈플러스 점포 20여개를 팔아 4조원에 가까운 빚을 갚고 현재 4000여억원을 남겨둔 상태이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서대전점과 안양·안산선부·동청주점 뿐만 아니라 부천상동·동대문·내당·부산반여·광주계림·순천풍덕·부천소사점 등 총 11개 점포에 대해 임대 기간 종료에 따른 폐점 또는 자산 유동화를 하겠다고 직원들에게 통보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사측은 노조가 사실을 호도한다며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홈플러스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동청주점과 안산선부점은 임대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영업을 종료하게 된 것”이라며 “두 점포 모두 장기간 적자였던 점포로 임대계약을 연장할 요인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홈플러스는 영업종료 등 모든 자산유동화 점포 직원에 대해 100% 고용을 유지해 왔다며, 노조 측이 직원들의 불안감을 조성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몸값이 1조원에 육박하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인수할 기업도 마땅치 않은 상황에 노조 리스크까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며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아무리 알짜 사업이라 해도 노조 리스크까지 감수하며 인수하려는 기업이 나타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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