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 등 결정권을 쥔 부처를 향한 읍소 작전까지 횡행하는 가운데 정부 조직 개편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길어지면 국정 운영에 난맥이 커질 수 있다.
21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가직과 지방직, 헌법기관 등 공무원 정원은 171만1070명이다. 문재인 정부 말인 2022년 5월(116만2597명)과 비교해 0.7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앞선 정부에서는 12.62% 증가한 바 있다. 그전 박근혜 정부(4.19%) 때 증가율에도 크게 못 미친다.
현 정부는 임기 5년간 공무원 정원을 1% 감축 또는 재배치하는 통합활용정원제를 추진 중이다. 공공기관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말 기준 공공기관 총 정원은 42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8000명 줄었다. 기재부 측은 기관별 혁신 계획 이행에 따른 정원 조정, 임금피크제 별도 정원 증가 등으로 정원이 감소했다고 설명한다.
이런 가운데 정부 조직을 확대 개편하는 안이 발표되면서 애로가 가중되고 있다. 정부는 이달 초 인구 정책 전반을 포괄하는 부총리급 인구전략기획부, 대(對)국회 소통 강화를 위한 정무장관직을 각각 신설하는 방안을 내놨다. 이에 여당인 국민의힘도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인구전략기획부 조직 규모와 정원 수, 정무장관직 운영 방식 등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 다른 부처나 공공기관의 인력·조직 조정 논의는 올스톱된 상황이다.
한 중앙부처 관계자는 "기재부나 행안부 태도가 종전보다 훨씬 완고해졌다"며 "이른바 추가 'TO(정원 편성)'를 따내기 위한 눈치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난맥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예단하기 어렵다. 정부 조직 개편안 가운데 정무장관직 신설에 대한 야당 측 반대가 만만치 않아 법 개정 여부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의 한 야당 의원은 "인구 문제는 범정부 차원의 해법 마련이 필요한 만큼 인구전략기획부 신설은 당위성이 있다"면서도 "정무장관은 단순히 자리를 하나 만드는 데 그칠 공산이 커 대통령실 쇄신이 우선돼야 한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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