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본 SK 리밸런싱... 적자 계열사 기초 체력 보강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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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영·유환·박연수 기자
입력 2024-07-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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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대1.1917···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비율에 KKR 설득 주목

  • 2026년··· SK온·SK에코플랜트는 IPO 약속, SK E&S는 KKR 상환 시작

  • 36.2%와 55.9%··· SK㈜ 지분 확장 "최태원 회장 리밸런싱 최대 수혜자"

  • 3탄··· 다음 리밸런싱 대상에 관심 커지면서 SK스퀘어 유력 후보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지난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합병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지난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합병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SK그룹이 추진하는 '리밸런싱(사업 재편)'의 핵심은 돈이 필요한 계열사에 알짜 회사를 붙여 자금난을 해소한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SK E&S와 합치고 SK온은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엔텀·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한 몸이 된다. SK에코플랜트는 에센코어·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를 품는다. 합병 비율과 상장·상환 시점, 지분 변동 등 각종 숫자를 통해 SK 리밸런싱의 본 모습을 들여다 봤다.

◆1대1.1917=SK이노베이션은 지난 17일 SK E&S와의 합병 비율을 1대1.1917로 결정했다. 시장에서 예측한 1대2보다 SK이노베이션 가치를 후하게 쳐준 셈이다.

합병 비율을 두고 SK이노베이션 주주에게는 유리하지만 SK E&S에 3조원 넘는 돈을 투자한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게는 불리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때문에 이번 합병에 반대할 수도 있는 KKR이 SK 측 계획에 협조한 데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SK 측이 KKR에 어그레시브한(공격적인) 조건을 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SK E&S와 KKR은 통합 SK이노베이션이 출범하는 11월까지 합병에 동의하는 조건과 관련한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2026년=SK그룹에게 2026년은 큼직한 '데드 라인(마감 시점)'이 몰린 해다. SK온·SK에코플랜트의 기업공개(IPO) 목표 시점이 2026년이기 때문이다. 이들 회사는 자금을 조달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차질 없는 상장'을 약속하기도 했다.

2026년은 SK E&S에도 중대한 시기다. 이 회사는 지난 2021년과 2022년 KKR을 상대로 상환전환우선주(RCPS) 총 3조1350억원어치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이 돈은 2026년 11월부터 상환이 시작된다. RCPS는 비상장기업이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주식으로 RCPS를 보유한 회사는 일정 기간이 지난 뒤 투자금을 상환받거나 의결권이 있는 주식(보통주)으로 전환할 수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2026년은 SK의 중장기적 목표가 실현되는 시기"라며 "증시 상장으로 마련한 자금을 부채 상환 비용으로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36.2%와 55.9%=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등 리밸런싱이 오는 11월 마무리되면 지주회사인 SK㈜는 SK이노베이션 지분율을 현재 36.2%에서 55.9%로 끌어올린다. SK㈜가 보유하는 SK에코플랜트 지분 역시 22일 현재 41.8%에서 62.1%로 증가한다.

SK㈜가 SK이노베이션과 SK에코플랜트 지분을 늘리는 만큼 이들 계열사에 대한 최태원 회장의 영향력도 자연스레 커진다. 최 회장은 지난 6월 기준 SK㈜ 지분 17.73%를 통해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따라서 SK㈜가 자회사 몇 개를 떼어줌으로써 추가 자금 투입 없이 주력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높일 뿐 아니라 배당까지 챙긴다는 점은 눈여겨 볼 부분이다.

◆3탄=SK 리밸런싱 3탄의 주인공은 SK스퀘어가 유력하다. SK스퀘어는 2021년 SK텔레콤이 인적분할한 회사로 SK하이닉스 지분 약 20%를 들고 있다.

SK스퀘어는 티맵모빌리티, 11번가 등 20여곳의 지분도 갖고 있다. 문제는 이들 회사의 실적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11번가는 1258억원, 티맵모빌리티는 37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수년째 적자 행진 중이다. 반도체도 올해와 다른 행보를 모였다. 반도체 불황으로 SK스퀘어는 지난해 영업손실 2조3397억원을 냈다.

올해 SK스퀘어는 다른 의미로 많은 돈이 필요하다. SK하이닉스의 필요 자금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반도체 설비 투자 등에 들어갈 돈은 2028년까지 총 103조원에 이른다. 내년 3월 인텔에 납부할 솔리다임 인수 잔금 20억 달러(약 2조7000억원)도 마련해야 한다. SK하이닉스가 올 1분기 영업이익 2조8860억원을 기록하며 숨통이 트이는 모습이지만 많은 돈이 필요한 만큼 리밸런싱 3탄은 SK스퀘어에 알짜 기업을 붙이는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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