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 후보 사퇴 의사를 밝힌 가운데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이에 당분간 금을 비롯한 안전자산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금융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아진 가운데 그의 당선 시 예상되는 시나리오를 따라 진행된 '트럼프 트레이드' 흐름이 나타났다.
'트럼프 트레이드'는 대체적으로 미국채 금리 상승과 달러화 강세, 은행주·내수주와 석유 등 화석 에너지주 강세 및 암호화폐 강세 등으로 요약된다. 감세와 적극적 재정정책, 고관세 등을 공약으로 내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국채 가치 하락(금리 상승)과 함께 그에 따른 은행주와 달러화 강세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청정 에너지로의 전환에 중점을 둔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석유 등 화석 에너지에 우호적 성향을 보여왔고, 최근 들어서는 스스로 '암호화폐 대통령'이라 칭하는 등 급격하게 친암호화폐 성향으로 돌아서고 있어 관련 자산들의 수혜가 점쳐지고 있다.
따라서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과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트럼프 트레이드' 관련 자산들 역시 강세를 보여왔다. 대표적으로 비트코인의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사건이 발생한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이후 15%가량 오른 가운데 22일 오전(한국시간) 현재 6만8000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로 말미암아 상황이 바뀌게 됐다. 트럼프 측에서 '손쉬운 상대'인 바이든 대통령 대신 지지율이 한층 높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낙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낙승을 예상하고 있던 금융시장 입장에서는 한층 불확실성이 높아지게 됐고, 이는 금과 같은 안전자산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는 진단이다. 실제로 현재 금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0.4%가량 상승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 산하 금융정보서비스업체인 크레디트사이트의 자카리 그리피스 미국 투자 및 거시 전략 책임자는 "(바이든 사퇴) 발표의 1차적 영향은 불확실성 증가일 것"이라며 "이 경우 일반적으로 시장에 위험 회피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증시 매도 및 안전자산으로의 이동이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 BMO 웰스매니지먼트의 융위마 수석투자책임자(CIO)는 "민주당 후보가 누가 되는지 분명해질 때까지 트럼프 트레이드는 쉬어가는 흐름을 가질 것 같다"며 "넓게 보면 이번 사건은 시장에 불확실성 증가를 불어넣고, 이는 단기적으로 (시장 내) 혼란한 흐름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블룸버그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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