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베트남 총리 방한, 한-베 협력 관계에 새로운 전기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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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준 호찌민(베트남) 통신원
입력 2024-07-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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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 발표 중인 팜민찐 총리 사진베트남통신사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 발표 중인 팜민찐 총리. [사진=베트남통신사]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팜민찐 베트남 총리가 한덕수 총리의 초청으로 공식 방한 일정을 소화했다. 한국과 베트남은 이미 수교 후 30여 년 동안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돈독한 관계를 이어온 가운데 찐 총리의 이번 방문은 반도체, 인공지능(AI), 청정에너지 등 신기술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투자 협력 기회를 열었다는 평가이다.

찐 총리가 이번 방한 중 참석한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여러 산업 분야에서 베트남 각 부처 및 기업과 한국 파트너 간 23건의 업무 협약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우선 기업 간에는 베트남 5대 기업 중 하나인 소비코(Sovico)와 효성, 베트남제약공사(비나팜)와 셀트리온제약, MH그룹과 유니스캔(UNISCAN) 등이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한국 기업들의 베트남 현지 투자 소식도 많이 들려왔다. SK E&S는 베트남 T&T그룹과 함께 꽝찌성의 에너지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했고, 앰코테크놀로지 베트남(Amkor Technology Vietnam)은 박닌성 투자 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또한 박닌성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박닌시 남동부 신도시 건설과 관련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 도시 모델을 가져와 현대적이고 환경친화적인 생활 공간을 조성하는 베트남의 새로운 케이타운(K-Town)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베트남 기업들 간 MOU 체결식에 임석한 팜민찐 총리 사진베트남통신사
한국·베트남 기업들 간 MOU 체결식에 임석한 팜민찐 총리. [사진=베트남통신사]

찐 총리와 만난 한국 대기업들은 앞으로도 베트남에 대한 투자를 계속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중 하나는 현재 베트남 최대 외국인 투자 기업인 삼성으로, 현재까지 총투자 자본금은 224억 달러(약 31조원)가 넘는다.

이재용 삼성 회장은 찐 총리와의 회담에서 삼성이 베트남 공장을 최대 규모의 글로벌 디스플레이 모듈 생산기지로 만들기 위해 향후 3년간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확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근 삼성이 베트남에 연간 10억 달러 정도를 투자하고 있어 상당한 투자가 예상된다. 베트남 정부는 삼성이 현재처럼 전자·모바일 기기 생산 외에도 반도체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또한 LG디스플레이 역시 베트남 투자를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은 베트남이 LG의 핵심 글로벌 생산지라고 밝혔는데, 현재 하이퐁시 LG이노텍 공장에 전자부품과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생산 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생산능력이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포스코, CJ, 대우건설, GS건설, 효성 등 여러 기업들도 베트남에 추가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특히 CJ는 식품 부문, 포스코는 베트남 희토류 채굴 및 가공, 대우건설은 타이빈성 신도시 개발 투자 등에 관심을 갖고 있다.

주베트남 한국상공인연합회(KOCHAM) 홍선 회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세계 경제 전망이 여전히 어려운 가운데 특히 유럽과 미국의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한국 투자자들은 베트남에 대한 투자 기회를 찾을 때 더욱 신중해졌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찐 총리의 이번 방한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양국이 의견을 교환하고 투자 및 무역 관계 증진, 특히 어려움과 장애물을 제거하고 유리한 상황을 조성하는 데 있어 주요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전했다.

 
베트남, 투자 환경 정비 필요

찐 총리는 한국 기업의 지속적인 투자와 협력 확대를 환영하며 양국 무역액이 2025년에는 1000억 달러(약 138조원), 2030년에는 1500억 달러까지 늘어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또한 공동 발표를 통해 △디지털 전환 △녹색경제 △순환경제 △반도체 △친환경 에너지 △바이오 △5G 네트워크 △스마트도시 등 핵심 산업과 미래 산업을 중심으로 한국 기업의 베트남 투자 확대를 촉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따라서 앞으로 한국과 베트남 간 경제 협력도 종래의 노동 집약적 산업 중심에서 기술 집약적 분야로 한층 확대·발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베트남 타이응우옌에 위치한 삼성전자 공장 사진베트남통신사
베트남 타이응우옌에 위치한 삼성전자 공장 [사진=베트남통신사]


 
베트남 하이퐁시에 위치한 LG전자를 방문한 레 띠엔 쩌우Le Tien Chau 하이퐁시 당 서기 사진베트남통신사
베트남 하이퐁시에 위치한 LG전자를 방문한 레띠엔쩌우(Le Tien Chau) 하이퐁시 당서기. [사진=베트남통신사]


이처럼 한국과 베트남 양국 간 경제 협력 관계가 첨단 산업 중심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베트남이 이러한 기회를 어떻게 포착할 것인가이다. 베트남은 첨단 산업 공급망으로 진입하기를 강력히 원하면서 한국 기업들의 투자를 바라고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인프라 및 관련 법령 등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한 총리는 찐 총리와의 회담에서 지속 가능한 무역과 투자 확대, 양국 간 미래 사업 협력 증진을 위해 유리한 투자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한 총리는 베트남 내 한국 기업의 조세 문제 해결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줄 것을 베트남 측에 직접 요청했다.

또한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 참석한 많은 한국 기업들은 투자 인센티브 메커니즘의 통일성과 투명성 문제를 언급했다.

찐 총리는 한국 투자 기업들의 우려에 대해 베트남 정부가 베트남 투자 환경의 안정성, 경쟁력 및 매력을 보장하기 위해 투자 지원 기금의 설립, 관리 및 사용에 관한 법령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 법령은 조만간 베트남 국회 상임위원회에 제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에서 승인되면 대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하는 동시에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대기업이 베트남 내 첨단 기술, 반도체, AI 및 투자·개발(R&D) 센터에 투자하도록 더욱 강력하게 유치하는 장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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