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의 목적은 아주 명확했다. 한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팝업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현장의 생생한 반응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목적의 기저에는 한국 소비자들이 그 어떤 국가의 소비자들보다 트렌드에 기민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이 깔려 있다.
푸마 마케팅 헤드들을 한자리에 모은 팝업의 배경도 ‘K-소비자’들이 가진 힘과 무관하지 않다. 독일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으로서 연중 마케팅 활동은 본사 방침을 따르곤 하는데 20년 만에 다시 패션 신에서 부활한 스피드캣만큼은 예외였다. 다른 국가들보다 1년 앞서 한국에서 가장 먼저 스피드캣의 대대적 마케팅 캠페인을 전개했기 때문이다. 한국 시장이 그 어떤 시장보다 유행에서 앞선다는 점을 방증하며, 푸마가 핵심 제품 스피드캣의 글로벌 시장 전초기지로 한국을 택했다는 것을 뜻한다.
사실 여러 국가로 출장을 자주 다니면서 이러한 광경은 아주 놀라운 일은 아니다. 글로벌 패션업계 관계자들을 만나다 보면 “한국 드라마 잘 봤다”거나 “K-팝 최고다”라는 칭찬과 함께 꼭 한국인들은 어찌 그리 옷을 잘 입는지에 대한 경외에 가까운 칭찬을 듣곤 한다. 최근 우영미, 마뗑킴, 던스트, 오픈와이와이, 마르디 메크르디, 미스치프 등 K-패션 브랜드가 전 세계로 뻗어 나가며 확고한 브랜드 정체성을 갖춰 나가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영국 런던,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함께 서울에 푸마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마케팅 부서가 들어선 것도 의미가 크다. K-팝을 넘어 이제는 글로벌 음악 및 문화 산업을 움직이는 로제와 함께할 다양한 마케팅 활동이 한국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뻗어나간다고 하니 20년 넘게 글로벌 기업에서 마케팅을 담당했던 사람으로서 왠지 모를 뿌듯함까지 느낀다.
푸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러한 사례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계를 살펴봐도 이미 한국은 문화를 넘어 다양한 비즈니스 영역에서도 리더십을 갖춰가고 있다. 과거에는 글로벌에서 먼저 시작된 것을 받아들이는 입장이었다면 이제는 한국에서 시작된 앞선 트렌드와 소비자 반응을 전 세계가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편으로 어깨가 무겁기도 하다. 그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한국 소비자의 눈높이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푸마라는 브랜드가 지닌 정체성을 계속 가꿔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것은 한국에서 성공한 것은 세계에서도 충분히 통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한국인이 지닌 트렌디함과 영민함이 전 세계를 매료시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어깨에 무게를 느끼는 한편 양손에 쥐어진 무기가 한층 다양해졌음을 체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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