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株式) 거래와 채권(債券)을 비롯한 증권 투자가 대중화하고 있습니다. 거래소에는 나날이 새로운 종목이 상장하고 수많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는 이들 종목이나 지수와 관련한 상품을 끝없이 쏟아냅니다. '채권·주식 가치 탐구(권주가·券株價)'는 자본시장에 이제 입문한 기자가 종목, 시장, 산업을 공부하고 관점을 세워 가는 과정을 기록합니다. <편집자 주>
국내 채권유통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 비중이 커지고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 채권 순매수액이 올해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증권사들은 개인 투자자를 겨냥한 채권투자 서비스를 선보이며 채권시장 진입 문턱을 낮추고 있습니다. 하반기에는 개인의 채권 거래가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23일 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에 따르면 국내 채권유통 거래(매수+매도) 금액은 올해 첫날부터 이달 22일까지 3419조843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일평균 24조9625억원입니다. 거래 금액은 일별 변동이 많습니다. 이달만 해도 거래가 적은 날(19일)은 19조7812억원, 많은 날(2일)은 26조8950억원으로 차이가 컸지요.
채권유통 시장은 한국거래소에서 유통되는 '장내거래'와 거래소 밖에서 유통되는 '장외거래'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장외거래 규모가 훨씬 큽니다. 장내거래로 올해 들어 701조5933억원, 일평균 5조1215억원어치 채권이 유통됐습니다. 장외에서 2718조2497억원, 일평균 19조8413억원이 유통됐습니다.
올해 채권유통 시장은 지난 2022년 이래로 되살아나는 추세입니다. 2022년 시장은 장내외 합산 거래 금액이 연간 5282조2142억원, 일평균 21조3930억원으로 최근 10년 사이 가장 작은 규모를 나타냈습니다. 가장 활황이었던 2016년 거래 금액은 연간 7932조5814억원, 일평균 32조1157억원에 이르렀습니다.
올해 상반기 채권유통 거래 금액은 장내·장외 합산 3039조1873억원으로 전년 동기(2890조7876억원) 대비 5.1% 증가했습니다. 비중이 큰 장외거래 영역에서 개인 투자자 채권 투자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보입니다. 상반기 개인의 채권 거래 금액은 27조9324억원, 순매수 금액만 23조124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금투협도 '6월 장외채권시장 동향'을 통해 장외거래 채권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06~2021년 상반기 기준 개인 채권 순매수 평균 규모는 1조7000억원이었는데, 2022년 상반기 처음 5조원을 넘겼고 작년 19조원, 올해 23조원을 넘기며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장외 거래된 채권유통 금액은 2421조2872억원인데요. 개인이 사거나 판 금액은 1%를 조금 넘는 수준입니다. 은행(14%), 자산운용사(공모 15%, 사모 0.4%), 외국인·보험사·기금공제(각 4%) 등 '큰손'보다 비중이 작죠. 하지만 순매수 금액(311조5174억원)의 개인 투자자 비중은 7.4%로 외국인(8.8%)에 근접합니다.
금투협은 시장 동향 발표 당시 "개인 투자자의 연간 기준 채권 순매수 규모는 2022년 20조6000억원, 2023년 37조6000억원으로 작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면서 "올해 상반기와 같은 추세가 (하반기에) 지속될 경우,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갱신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개인 투자자가 상반기 순매수한 채권의 종류별 비중은 국채(32%), 기타금융채(24%), 회사채(22%) 순으로 컸어요. 국채는 중앙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으로 안정성이 높습니다. 카드·할부금융·증권·보험사 등이 발행하는 기타금융채, 일반 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는 고금리를 선호하는 투자자가 많이 선택하고요.
정부가 국채 수요 다변화를 위해 6월부터 발행한 개인투자용 국채도 개인 투자자의 채권 투자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매입 자격을 개인에 한정하고 유통·환매 등에 제약을 둬 소액 단위로 발행하는 저축성 국채로, 판매대행기관인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청약 형태로 판매됩니다.
이밖에 각 증권사들은 하반기 개인 투자자 채권 거래 수요가 성장세를 이을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이 시장에 진입하는 개인 투자자를 고객으로 모시기 위해 경쟁하고 있습니다. 6월 하순부터 오늘까지 한 달 새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토스증권 등이 개인 채권 투자자 유치에 나섰죠.
6월 신한투자증권은 월이자 지급식 키움캐피탈 채권, 달러 표시 한국전력 채권을 모바일 특판용으로 출시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말까지 국내 장외채권이나 해외채권 순매수 고객에게 금액 구간별 사은품 지급과 환전 시 환율 우대 혜택을 제공합니다. 삼성증권도 비슷한 이벤트를 8월 말까지 진행해요.
또 키움증권은 이달 18일부터 자사 서비스로 처음 장외채권을 거래하는 투자자에게 채권 매수 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쿠폰을 지급하고 있어요. 토스증권은 개인 투자자가 자사 모바일 앱(MTS)으로 미국 국채와 회사채를 주식처럼 실시간 거래할 수 있는 해외 채권 서비스를 23일 정식 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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