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늦추라는 금융당국 압박에 시중은행이 대출 금리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가산금리를 올려도 조달금리가 낮아졌기 때문에 금리 인상에 따른 효과가 반감하자 수차례 금리 인상 조치에 나서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내부 회의를 거쳐 29일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1∼0.3%포인트 올리기로 결정했다.
인상 폭은 일반 주택담보대출 0.2%포인트, 대환대출 0.2∼0.3%포인트다.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보증기관에 따라 0.1∼0.2%포인트 상향 조정된다.
이에 따라 2%대 금리는 당분간 사라질 전망이다. 이날 기준 신한은행 주기형 주담대 금리는 연 2.92~4.93%로 상승분이 적용된 주담대 최저 금리는 3%대로 올라서게 된다.
신한은행은 앞서 15일과 22일에도 은행채 3년·5년물 기준금리를 0.05%포인트씩 높였는데 일주일 만에 추가로 금리를 올리는 것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 변동성에 대응하고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금리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NH농협은행도 이날부터 대면 주택담보대출 주기형·혼합형 상품 금리를 0.2%포인트씩 인상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7월 들어 몇 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한 바 있다.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대출 금리를 높이는 것은 금융당국 압박에도 불구하고 집값 상승과 맞물린 가계대출 증가세가 쉽게 꺾이지 않기 때문이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8일 기준 712조1841억원으로 6월 말(708조5723억원)보다 3조6118억원 늘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은행권을 소집해 가계부채 확대를 억제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했고, 금융감독원은 지난 15일부터 5대 시중은행과 카카오뱅크를 대상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준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서면·현장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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