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의원 9명은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을 향해 석고대죄를 요구했다.
이들은 ‘‘전북 홀대’ 넘어 ‘전북 폄훼’ 나선 국민의힘 180만 전북도민 앞에 석고대죄하라’는 제목의 기자회견문을 통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진행자가 전북을 비하하고 도민을 모독하는 믿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며 “더불어민주당 전북 국회의원 일동은 180만 도민과 함께 분노하며 국민의힘의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한병도 민주당 전북도당 위원장은 “전국 각지의 당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그것도 '1호 당원' 윤석열 대통령까지 참석한 집권여당 전당대회에서 전북 혐오 발언이 나왔다는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비판했다.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의원들도 전북에 대한 ‘간첩’ 발언을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진보당, 정의당 소속 의원들은 24일 성명을 통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전북을 간첩으로 매도하는 기상천외한 망언이 나왔다”며 “뭐라고 형용할 수 없는 놀라움과 분노가 치솟아 오른다”고 주장했다.
도의원들은 “전북을 간첩으로 매도한 정치적 망언에 대해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전북특별자치도민에게 하루 빨리 공식 사과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 오욕으로 점철된 전북 비하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어야 할 것”라며 “만약 이마저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전북특별자치도의회는 도민과 함께 동학농민혁명에 서려 있는 저항과 혁명의 DNA로 거도적인 투쟁에 나설 것임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3일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행사에서 “박수를 치지 않는 사람은 간첩”, “전라북도를 따로 (호명)해야 되느냐”는 사회자의 발언을 두고 지역비하 논란이 일고 있다.
당시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양종아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이 지역별 함성을 들어보자고 제안했고, 김병찬 전 KBS 아나운서는 각 지역과 박수를 외치며 호응을 유도했다.
김 전 아나운서는 “아직 박수를 치지 않은 분들이 꽤 계신다. 이분들은 정체를 밝힐 수 없는…네 어떤 간첩이라든가”라고 말했다. 곧이어 양 선관위원은 “아 그래요? 전라북도? 따로 해야 되나요?”고 말했다.
이에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이고, 안팎에서 전북을 비하한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어났다.
전주 출신인 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 후보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수 치지 않은 사람은 간첩’, ‘간첩은 전라북도’ 이런 생각을 하지 않고서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망언”이라며 “뼛속까지 잘못된 인식을 국민의힘이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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