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 피해가 판매자(셀러)에서 소비자로 옮겨붙고 있다.
특히 티몬·위메프에서 할인가로 상품권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하루아침에 상품권이 휴지 조각이 됐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티몬·위메프 측이 상품권 판매 대금을 지급하지 못할 것을 우려해 판매자들이 일제히 상품권 취소 조치에 나섰기 때문이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티몬·위메프발(發) 정산 지연 사태로 네이버페이와 SSG페이 등 주요 제휴처들은 티몬과 위메프에서 판매된 상품권 사용을 막고 있다.
그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제2의 머지 사태 재현을 우려하고 있다. 앞서 머지포인트는 '무제한 20% 할인'을 앞세워 소비자가 상품권을 사면 액면가보다 더 많은 몫의 머지 머니를 충전해 줬다. 하지만 지난 2021년 8월 당국이 전자금융업 등록을 요청했다는 이유로 머지머니 판매를 중단했고, 현금 부족으로 대규모 환불 중단 사태가 발생했다. 피해자들은 집단 손해배상 소송에 나서기도 했다.
티몬과 위메프 역시 올해 선불충전금 티몬 캐시와 각종 상품권을 '선주문 후사용' 방식으로 최대 10% 할인해 판매했다. 예를 들어 티몬 캐시를 10% 할인했고, 해피머니상품권 5만원권을 4만6250원에, 컬쳐랜드상품권 5만원권을 4만6400원에 판매했다. 또한 배달앱 요기요 상품권도 최대 8% 저렴하게 판매했다.
하지만 티몬·위메프에서 할인가로 구매해 요기요 앱에 등록한 금액권 사용은 현재 막힌 상황이다. 실제로 전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사용하지 않은 요기요 상품권이 사라졌다는 피해 사례가 올라왔다. 한 구매자는 특가로 구매한 요기요 상품권을 요기요 앱에 등록했으나 별다른 공지 없이 상품권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요기요 측은 "티몬이 판매대금에 대한 정산금 지급을 하지 않으면서 판매 대행사가 요기요와 사전 협의 없이 임의로 해당 상품권 사용을 중지 처리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해명했다.
유통업계는 위메프·티몬이 부족한 현금을 단기간에 확보하기 위해 티몬 캐시와 상품권 할인 판매를 남발하다 피해를 키웠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티몬에서 저렴하게 구매한 상품권을 되팔아 차익을 남기는 이른바 '상테크'(상품권+재테크)가 유행하면서 피해 규모도 커졌다.
이에 서울 강남구 삼성동 위메프 본사에는 활불을 요구하는 피해자들의 발길이 이날 새벽까지 이어졌다. 류화현 위메프 대표이사도 본사를 찾아 약 200명에게 사과하고 환불을 약속했다.
류 대표는 "위메프 정산 지연금은 400억원 정도이고, 티몬 미정산 금액은 모른다"며 "큐텐·티몬·위메프 등 그룹사 전체가 지원하고 있다"며 "소비자 구제가 1순위고, 영세 소상공인은 2순위”라며 “소비자 피해를 최우선으로 해결한 뒤 소상공인·영세 소상공인 대응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