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방송4법' 저지를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했다.
26일 오전 8시 31분 기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이 토론을 진행 중이다. 필리버스터는 전날 오후 5시30분쯤 시작됐다. 15시간 1분째 이어지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무제한 토론은 방송통신위원회법 개정안에 관한 것이다. 현행법은 방송통신위원회 회의 정족수를 규정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 등 야권은 2인 체제로만 운영되고 있는 방통위 정상화를 명목으로 회의를 여는 데 필요한 최소 인원을 4명으로 정하고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회의를 여는 데 필요한 위원수가 4명으로 늘어나면 야권 추천 방통위원 2명의 반대만으로도 방통위 회의 개의가 불가능해진다.
무제한 토론 첫 주자는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었다. 그는 과방위 여당 간사이기도 하다. 최 의원은 민주당을 향해 "지난 1개월간 국회 상임위 활동을 해보니 이 상임위의 99%는 방송지배구조에 매달려 있다"며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방송통신위원회 구성에 대해 "민주당이 2명을 추천하고, 우리 당이 1명을 추천해서 대통령이 추천한 2명과 함께 5명을 만들면 된다"며 "민주당이 이 법안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4명 이상이 모여서 과반수로 의결하면 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총 6시간37분간 방송통신위원회법 개정안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한준호 민주당 의원이 최 의원 다음으로 무제한 토론을 이어갔다. MBC 아나운서 출신이기도 한 그는 방통위법 개정안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한 의원은 "방통위 5인 체제를 2인 체제로 편법 운영하는 문제를 방지하자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인데 왜 반대하는 것이냐"고 말했다.
한 의원에 이어서는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단상에 올랐다. 박 의원은 "일반적으로 의사 정족수보다 의결 정족수가 더 많거나 같다. 일반적인 통례"라며 "방통위법 개정안은 의사 정족수는 5분의4 이상이고 의결 정족수는 5분의3 이상이다. 정부 기관이든 국회든 사법기관이든 이런 기형적인 정족수 요건을 정한 것은 저는 본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일반적으로 의사 정족수보다 의결 정족수가 더 많거나 같다. 일반적인 통례다"라며 "그런데 오늘 상정된 방통위 설치법안은 의사 정족수는 5분의4 이상이고, 의결 정족수는 5분의3 이상"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정부 기관이든 국회든 사법기관이든 이런 기형적인 정족수 요건을 정한 것은 저는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상휘 의원은 자신의 차례에서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의 입법 폭주 행태를 꼬집었다. 이 의원은 "다수결의 원칙, 어릴 때부터 많이 배웠다. 가장 곤란할 때, 가장 합의를 쉽게 하기 위한 수단인 걸 잘 안다"며 "다수결을 돌려서 말하면 힘의 논리다. 힘의 논리가 사회 전체를 지배할 때, 그 사회는 원시적 사회가 된다"고 비판했다.
이날 필리버스터는 오후 6시 전후로 종료될 전망이다. 민주당이 전날 오후 5시 32분께 종결 동의안을 제출했기 때문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재적의원 3분의1 이상의 서명으로 필리버스터의 종결동의를 의장에게 제출할 수 있다. 이후 24시간 뒤 재적의원 무기명투표로 5분의3 이상이 찬성하면 종료된다. 필리버스터가 끝나면 안건을 바로 표결해야 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