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반등할 것으로 판단한 서학개미들이 기술 업종 지수·종목 수익률을 2~3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집중 매수하고 있다.
2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국내 투자자 순매수 상위 1~4위 종목이 모두 기술주 레버리지 ETF인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뉴욕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의 일일 상승폭을 3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X 셰어즈'(SOXL)다. 순매수 규모는 3억8873만 달러(약 5386억원)다.
2위는 테슬라의 하루 수익률을 2배를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X 셰어즈'(TSLL)로, 7615만 달러(약 1055억원)를 순매수했다. 나스닥100 지수 상승률을 3배 따르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TQQQ)도 6079만 달러(약 842억원)로 순매수 규모 3위를 차지했다. 이어 엔비디아의 하루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그래닛셰어스 2X 롱엔비디아 데일리'(NVDL)가 3212만 달러(약 445억원)로 4위에 올랐다.
레버리지 ETF란 특정 종목의 주가나 업종 지수가 오를 때 그 2배, 3배 수익률을 내는 ETF를 뜻한다.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상품의 경우 나스닥100이라는 기초지수 움직임을 3배로 따라 간다. 나스닥100 지수가 오늘 3% 올랐다면 해당 ETF는 9% 수익률을 내고 반대로 3%가 하락하면 수익률 -9%가 되는 구조다.
뉴욕 증시 조정 국면에 투자금 손실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온다. S&P 500 지수는 이번 주 0.8% 하락했으며, 나스닥 지수는 2.1% 떨어졌다. 두 지수가 연속으로 주간 하락세를 기록한 것은 지난 4월 이후 처음이다.
뉴욕 증시 강세를 주도해온 'M7'(애플·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알파벳·아마존닷컴·메타플랫폼스·테슬라)의 약세가 두드러진 영향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테슬라의 2분기 실적과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과도한 인공지능(AI) 투자비 지출 등이 투자심리를 악화시켜 기술주 전반적인 급락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M7에 대한 미국 증시 의존도가 높아지는 상황에 이 종목들의 실적이 시장 기대를 충족하지 못해 매도세가 거세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 당국은 최근 2년간 국내 투자자의 고위험 상품 투자가 늘고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주식시장의 가격제한폭이 없어 손실이 발생해도 하한가가 없어 더욱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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