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정부의 장기채 발행량이 높은 수준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금리 매력에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세가 역대급으로 치솟고 있다. 이를 감지한 금융당국도 개인 투자자 대상 국채 발행에 직접 나서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최근 장기채 시장은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가능성을 앞두고 있어 최근 금리 안정기를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금리 수준이 과열됐다고 판단돼 한번 더 조정이 올 것으로 전망했다.
30일 기획재정부는 8월 개인투자용 국채를 2000억원 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8월 종목별 발행한도는 판매현황 및 청약수요 등을 고려해 10년물은 1500억원, 20년물은 500억원을 발행할 예정이다.
표면금리는 7월 발행한 동일 연물 국고채의 낙찰금리(10년물 3.185%, 20년물 3.085%)가 적용된다. 만기 보유시에는 10년물 3.405%, 20년물은 3.505%가 최종 금리로 적용된다.
발행량이 늘어나면서 개인 투자자도 8조3000억원을 순매수한 가운데, 이중 절반인 4조원 가량이 장기채에 투자한 것으로 추정 집계돼 역대급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역대급 초저금리 수준을 지나 팬데믹 이후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크게 인상, 시장금리가 크게 반등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금리 매력에 채권을 다시 투자 대상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국고채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기재부는 지난달부터 개인을 대상으로 직접 발행을 택한 결과 10년물과 20년물에 총 3207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7월 개인투자용 국채의 당초 발행한도는 10년물 1500억원, 20년물 500억원이었으나, 청약 접수 마감 후 10년물 초과청약 상황 등을 고려해 20년물 잔여물량을 10년물로 조정했다.
7월 국고채 금리는 10년물 3.425%, 20년물 3.520%로 8월 달과 비교하면 각각 2bp, 1.5bp 더 높게 발행됐다. WGBI 편입 여부를 앞두고 있어 채권 시장은 안정권에 접으들면서 전날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연저점을 기록했다.
채권업계는 시장금리가 다시 급등하지 않는 이상 향후 국고채 금리는 7~8월과 비슷한 수준으로 발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채권 업계 관계자는 “국고채, 회사채, 크레딧 스프레드 모두 좁혀져 있는 상황에 금리 수준 자체가 과열로 판단된다”면서도 “6~7월을 거치면서 금리는 30~40bp 정도 급락했는데도, 기재부가 2bp 차이만 반영한 것을 보면, 시장금리가 크게 튀지 않는 이상 높은 금리로 발행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개인 대상 국채 발행은 만기시 확정 금리인 만큼 시장금리 등락과는 무관하다”면서 “장기저축 상품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금리 인하에 대한 금리 불확실성도 공존하고 있어 업계는 한번 더 금리가 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또 다른 채권 운용 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하 이후 경기 연착륙, 경착륙할지 아무도 모른다"면서 "금리가 한번 더 치솟을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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