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최근 물가의 흐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일부 금융통화위원은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할 만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최근 수도권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과열된 것에 대해서는 금통위원 전원이 우려를 표했다.
30일 한은은 지난 11일 열린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내용을 담은 '제13차 금통위 의사록'을 공개했다. 이달 금통위에서는 금통위원 6인 만장일치로 기준금리가 연 3.50%로 동결됐다. 포워드 가이던스를 통해 '향후 3개월 이내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언급한 금통위원은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늘었다.
의사록에 따르면 대부분의 위원은 물가가 안정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 위원은 "통화정책의 1차 목표인 물가가 안정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며 오랜 기간 유지된 고금리 정책의 성과"라며 "물가상승률 하락 추세가 지속된다면 미약한 내수 경기를 감안할 때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할 만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위원은 "국내 물가는 근원 물가의 둔화세가 이어지는 데다 최근 농산물 가격 오름세도 상당 폭 축소되면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둔화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며 "물가 상승세는 앞으로도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회의에 참석한 금통위원 6명 전원은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지적하며 가계부채 증가세를 우려했다.
한 위원은 "금리 인하가 경제의 구조조정 노력을 되돌리거나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을 촉발하는 계기가 돼서는 안 된다"며 "최근 주택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소 높아지고 있는 점도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위원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상승하고 이에 수반해 가계대출이 다시 상당 폭 증가하고 있는 만큼 부동산 경기 심리 안정과 가계대출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짚었다.
주택 가격 상승으로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위원은 " 주택가격 상승 폭 확대로 인한 금융안정 측면에서의 피벗 위험은 증가했다"며 "향후 물가와 주택가격 추이를 면밀히 확인하며 금리 인하 시점을 결정하되 금융시장 불안정 요인을 확대하지 않도록 거시 건전성 정책과 긴밀히 공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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