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한 보복 공격을 앞뒀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국은 군함을 급파하고, 이스라엘도 경계 태세를 강화하는 등 중동의 긴장감이 일촉즉발 상태로 고조되고 있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자 3명을 인용해 이란이 이르면 5일 이스라엘을 공격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암살되자 이란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하며 보복 의지를 천명했다. 아울러 이란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는 최근 고위급 지휘관이 공습에 숨진 것과 관련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예고했다.
이란은 이번 보복 방식으로 지난 4월 13일 이뤄진 공격과 유사하게 진행하거나, 헤즈볼라나 후티 반군 등 대리 세력을 조종하는 방향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당국은 경계 태세를 높이고 군사 훈련 등 다양한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주민들은 주택 내에 안전한 대피 공간을 마련하고 음식과 물을 준비하도록 안내했다.
미국은 중동 지역에 해군과 공군 병력을 충원하기로 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2일 탄도 미사일 방어 역량이 있는 복수의 해군 순양함과 구축함을 중동과 유럽에 추가로 배치하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미 국방부는 발표했다. 추가로 중동에 1개 비행대대 규모의 전투기와 1개 항공모함 타격 전단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핵 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링컨호 타격 전단 출격 소식도 포함됐다.
아울러 마이클 에릭 쿠릴라 미국 중부사령부 대장이 중동에 도착했다고 악시오스와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이 이날 보도했다. 쿠릴라 사령관은 걸프 국가들과 요르단, 이스라엘 등을 순방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방어 공조를 끌어낼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 긴장감 격화로 프랑스는 이란 방문자들에게 최대한 빨리 출국할 것을 권고했다. 폴란드도 충돌 우려가 있는 이란, 이스라엘, 레바논에 대한 여행 자제 메시지를 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국가들도 자국민에게 레바논에서 떠날 것을 거듭 강조했다.
앞서 이란은 지난 4월 1일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이 이스라엘에 폭격당한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약 2주 뒤 이스라엘 본토에 드론과 미사일 수백 발을 발사했다. 미국과 유럽 동맹국은 주변 아랍 우방 도움을 받아 이란의 보복을 피해 없이 방어해 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보복을 멈출 수 있을지 확언하지 못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3일 델라웨어주 그린빌에서 '이란이 물러서겠냐'는 질문에 "그러길 바라는데, 모르겠다"고 답했다.
한편 4일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에서 "나한테 헛소리 좀 작작 하라"며 "(미국) 대통령을 쉽게 보지 말라"고 직격한 걸로 전해졌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가 하니예 암살이 휴전 협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친 것에 대해 반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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