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금의 대통령을 비롯한 여당 국민의힘이 처한 상황을 보자.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여전히 답보 상태다. 3개월 넘게 '잘하고 있다'라는 여론이 30%를 넘나들고 있어서다. 국민의힘 지지율도 민주당을 앞서간다고 하지만 거기서 거기다. 원인이야 있겠지만 원활한 국정 운영이 안 되면서 국민이 등을 돌리고 있는 탓이 크다.
거기다 경기 침체로 삶 또한 퍽퍽하다. 최근 발표된 대졸 백수가 400만이 넘는다는 고용 지표는 이를 잘 말해준다. 반면 국회에서의 서민 입법은 탄핵에 묻혀서 하세월이다. 다수당인 민주당이 국회를 장악하며 사사건건 국정의 발목을 잡는 일이 잦아져서다.
4월 총선 이후 예견은 했지만 점입가경이다. 소수당으로 전락한 여당은 숫자에 밀리면서 국회 정상화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있다. 덩달아 정부 추진 각종 민생 사업은 표류하며 무기력하게 방치되고 있다. 국정운영의 한 축인 국민의힘 당대표 선출 이후 분위기도 어수선하다. 최고위는 출범 했으나 아직 아직 체계가 잡히지 않은 탓이다.
국민의힘 소속 광역 자치단체장 협의회를 묶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리고 협의회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아주경제 2024년 7월 28일 자 보도)
유 시장은 "국정과 정치가 바른길로 가도록 하여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정치를 실현해 가는데 힘쓰겠다"라고 밝혔다. "앞으로 국민의힘 지도부는 물론 윤 대통령과도 소통하면서 가감 없이 민심을 전달하고 당과 국가 발전을 위해 힘껏 노력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오죽 답답하면 유 시장이 이런 충정의 마음을 피력하며 현실 정치 전면에 나서겠다고 했는지 이해가 간다.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음을 간파한 유 시장만의 행보에 국민 호응도 높다. 누구라도 나서야 하는데 유 시장이 나섰다는 반응이다. 그 무게감에도 동감하며 앞으로의 행보에도 주목하는 분위기다. 특히 협의회 참가 12명의 국민의힘 단체장의 면면을 볼 때 더욱 그렇다. 그중 유 시장은 정치적, 행정적 경험이 출중한 자치 단체장으로 꼽힌다. 협의회 구성을 제안 주도하고 앞으로의 역할에 대해서도 모두의 공감을 사며 협의회장직을 맡았기 때문이다.
취임 일성도 의미심장했다. 유 시장은 최근 모 언론 인터뷰에서 "수백만 유권자로부터 표를 받은 정치인인데 실질적으로 민심을 또 가장 잘 아는 현장 정치인인데 당과 나라가 어렵고 힘들 때 어떤 입장을 갖고 역할을 해야 하느냐 하는 부분에 대해서 그동안에 너무 소홀했던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어서 역할을 통해 나라가 잘되도록 해야 하겠다고 하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죠"라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가감 없이 민심 전달해 당과 국가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해서다.
사실 최대 자치단체인 서울시장은 같은 당이면서도 '마이웨이'형 시정을 이끌어 오고 있다. 대통령 출마 경험이 있긴 하지만, 대구시장은 '과단한 정치참여'로 현 정부 및 국민의힘 대표부와의 대립각이 날카롭게 세워져 있다. 반면 유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차지하는 정치적 위상은 매우 높다. 당내 존재감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광역 단체장이면서 여당은 물론 청와대를 향해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당내 몇 안 되는 인사라는 평을 듣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유 시장은 그동안 이를 빌미로 바른 소리 쓴소리, 특히 자신의 영달을 위하고 존재감을 높이기 위한 인기성 발언은 절제하고 자제해 왔다. 정치적 중립 의무를 지키려는 의도도 있어 그랬지만, 그보다는 깊이 있는 생각과 하는 말에 대한 책임을 지려는 책임감 때문이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리고 '글로벌 TOP 10 인천' 만들기에 올인해왔다. 아울러 유지경성(有志竟成 뜻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성공한다)하는 유 시장의 행보 하나하나를 주목해 왔다.
그런 유 시장이 이번엔 국민과 국가 당을 위해 견리사의(見利思義)하며 나서고 있다. 당장은 협의회장 자격으로 국민의힘 최고회의 참석과 지자체의 민심 전달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유 시장의 '큰 생각'은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나라와 사회가 힘들고 어려울 때 자신이 맡은 일만 열심히 한다는 것은 '큰 정치인'이라 할 수 없다. 시도지사들이 당의 발전을 위하고 정치 발전을 위해서 함께 힘을 모아 나가자는데 앞장서는 유 시장이 앞으로 어떤 '큰 생각'을 펼치며 민심을 대변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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