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남자 골프 국가대표 김주형이 남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의 벽을 넘지 못하고 최종 8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한국 남자 선수의 올림픽 골프 최고 순위 기록이다.
4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 기앙쿠르의 르골프 나쇼날(파71)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골프 최종 라운드에 출전한 김주형.
그는 3번(파5)과 6번(파4), 7번(파4), 8번(파3)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메달을 향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11번홀(파3)에서 보기를 하며 잠시 주춤했고, 13번(파4)과 15번(파4) 홀에서 1타씩 줄이며 공동 5위까지 올랐다. 그러나 18번(파4) 홀에서 더블보기를 기록하며 최종 합계 13언더파 271타로 경기를 마쳤다.
경기를 마치고 취재진 앞에 선 김주형은 눈물을 보였다. 경기에서 패배한 것에 대한 아쉬움의 눈물은 아니었다.
김주형은 "메달을 못 따서 우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첫 올림픽 출전이었는데, 이렇게 감동적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울먹였다.
김주형은 2022년 만 20세의 나이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2차례 우승을 차지하며 두각을 보였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김주형은 아시아 선수 중 가장 높은 랭킹인 세계 12위를 기록하며 메달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마스터스나 US오픈 등 큰 대회 출전 경력도 있는 그는 "대회가 끝나고 이렇게 울음이 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나라를 대표한다는 부담감도 컸고, 우리 남자 골프가 아직 올림픽 메달이 없어서 이번이 좋은 기회라고 여겼다"며 "메달을 목에 걸면 대한민국 골프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복합적인 감정들이 대회가 끝나고 터져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주형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외국에서 오래 지내서 나라를 대표할 기회가 없었다. 이번에 태극마크를 달아서 정말 좋았다. 비록 입상은 못해도 최대한 태극기를 리더보드 상단에 올리고 싶었다"며 "손흥민 선수가 대표팀 경기 후 왜 우는지 이제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대회장을 찾은 한국 팬들이 많이 응원해주어서 더 감동받았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저도 성숙해진 느낌이 들고, 앞으로 남자 골프도 양궁과 같은 종목처럼 더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여자 골프는 7일 1라운드를 시작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양희영과 고진영, 김효주가 출전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