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쌀 가격 급등으로 편의점 주력 상품인 삼각김밥 가격이 상승 중인 가운데 세븐일레븐재팬이 기존보다 30%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출시했다.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들의 선별적 소비가 확대되면서 수퍼마켓 반찬들과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자체 브랜드(PB) 제품으로 저가형 삼각김밥 2종을 출시했다. 스테디셀러인 '손말이 삼각김밥' 시리즈 중 기존 제품보다 51엔(약 484원) 저렴한 '샤케'(연어)와 13엔(약 123원) 저렴한 '참치마요네즈'를 선보였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6월 오키나와현 점포에서 이들 제품을 먼저 취급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삼각김밥 전체 판매량을 기존 대비 20% 끌어올리는 효과를 보면서 최근 전국으로 확대했다.
세븐일레븐은 저렴한 상품부터 고가 상품까지 폭넓게 구비하는 이른바 '송죽매(松竹梅)' 전략을 취하고 있는데, 특히 최근들어 저가 상품 확충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저가형 삼각김밥 출시도 삼각김밥 전체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절약 지향적인 고객이 이탈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편의점 상품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지아이마케팅파트너스'가 편의점 대형 3사의 신상품 가격 동향을 분석한 결과, 2024년 4~6월 삼각김밥 평균 가격은 2020년 동기 대비 24% 높은 176.5엔(1675원)으로 2020년 1~3월 집계 개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3년만의 폭염으로 쌀값이 오른 데다, 인바운드(방일 외국인) 관광객의 삼각김밥 구입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세븐일레븐의 실적이 부진하다는 개별적인 사정도 있다. 세븐일레븐재팬의 나가마쓰 후미히코 사장은 고객 니즈에 대한 대응이 늦어졌다며 "앞으로는 '매(梅)'에 해당하는 상품에도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 업체들도 물가 상승 속 고객 이탈을 막고자 하는 사정은 비슷하다. 로손은 대용량으로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상품의 확충에 나섰다. 최근 322엔(약 3055원)의 '삼각김밥, 흡사 명란젓 김 도시락'을 출시했는데, 김 도시락을 이미지화한 상품으로 쌀밥 안에 생선 튀김 등 다양한 반찬이 들어있다. 300엔이 넘는 고단가이지만 일반 김 도시락에 비해서는 저렴하고, 한 손으로 먹을 수 있어 타임 퍼포먼스(시간 대비 효과)에 대한 니즈에도 대응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JP모건의 무라타 다이로 연구원은 "드럭스토어가 식품을, 수퍼마켓이 반찬을 강화하는 가운데 소비자의 선택권이 늘어나면서 편의점이 식품 매출을 늘리기 어려워졌다"고 닛케이에 말했다.
소비자들의 절약 성향이 더욱 강해지면 상대적으로 고가의 이미지가 있는 편의점은 고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선별적 소비에 대한 편의점의 대응과 가격 전략이 더욱 까다로운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는 평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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