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국제금융센터의 '글로벌 폭염 확산의 거시경제 파급효과' 보고서를 살펴보면 올해 하절기에도 다수의 국가에서 상당한 수준의 폭염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국내에서도 전국적으로 35도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폭염특보 발효가 지속되고 있다.
폭염이 반복되면서 경제 성장을 제약하고 있다. 알리안츠 리서치는 지난해 폭염이 글로벌 성장률을 0.6%포인트 끌어내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더위가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폭염이 국내총생산(GDP)에 미치는 내역별 영향을 살펴보면 소비·투자 부문에서 감소 압력이 더 크게 발생한다. 구체적으로 가계의 경우 냉방과 의료비 지출이 소비로 연결되지만 이로 인해 가처분 소득이 줄어든다. 일부 식료품 등 필수적이지 않은 소비재 지출을 억제하게 된다는 의미다. 폭염에 따라 노동 시간이 줄어들면서 근로 소득이 감소해 소비 기반이 취약해질 가능성도 있다.
생산 비용은 오르지만 근로자들의 생산성은 떨어진다. 국제노동기구(ILO)는 폭염에 따른 근로시간 감축으로 오는 2030년 전일제 일자리 8000만~1억3600만개가 줄어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폭염이 하루 발생하면 절반가량의 조업시간 단축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민간 부문의 생산성이 줄어들면서 세수 감소를 불러오지만 정부의 총지출은 늘어난다. 자연재해가 발생하면서 정부의 재난대처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건강 문제가 발생하거나 경제난에 처한 가계를 지원하기 위한 사회안전망 비용도 늘어나게 된다.
실제로 지난 2022년 미국은 폭염 대응을 위한 저소득층 에너지 지원 프로그램에 38억5000만 달러를 지출했다. 올해 폭염 대응을 위해 미국은 50억 달러, 영국은 15억 파운드, 프랑스는 10억 유로를 각각 추가로 지출했다.
폭염이 심화될 경우 북반구 여름철이 포함된 3분기 글로벌 성장률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알리안츠 리서치는 지난해보다 심화된 무더위로 올해 성장률이 0.8%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LO는 폭염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오는 2030년 최소 2조4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름철 폭염으로 인해 농산물과 원자재 가격이 오를 경우 주요국 통화정책 완화 여력을 제약할 가능성도 있다. 김위대 국제금융센터 경제리스크분석부장은 "인프라 부족으로 폭염 피해가 상대적으로 큰 신흥·중저소득국 등이 선진국의 농산물과 저가 소비재를 생산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공급망 교란과 이에 따른 선진국 물가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