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리더십]③ SDV·수소 모빌리티 시장서 고전...현대차, 게임체인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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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4-08-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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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와 AI(인공지능), 소프트웨어중심차(SDV), AAM(미래항공모빌리티) 등을 통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 인류 발전에 긍정적 변화를 촉진할 것이다."(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미국의 유력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는 한 해의 가장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한 인물을 뽑는 '2023 올스타 38인'에서 자동차 산업 최고의 리더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선정했다. 1925년 미국에서 창간된 오토모티브뉴스는 북미시장뿐 아니라 유럽,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매체는 "현대자동차그룹은 자동차 산업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면서 "첨단 로봇과 AI, AAM 등을 포괄하는 정 회장의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구상은 매우 대담하고, 창조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정 회장이 당면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노동인력의 급속한 고령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조직 간의 물리적 화합, 귀족 노조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있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다른 완성차 업체와 달리 로봇, AAM 등 미래 모빌리티 사업도 동시에 준비하기 때문에 훨씬 더 혼란스러운 격동의 시기를 보내야 할 것"이라면서 "정 회장의 통합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SDV 전환 앞당기는 현대차...하드웨어 조직서 소프트웨어 조직으로 변신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가장 큰 과제는 기존 내연기관 중심의 하드웨어 산업에서 벗어나 '미래 모빌리티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하는 작업이다. 정의선 회장은 2020년 회장 취임 당시 '모든 이동수단을 연결해 인류에게 이동의 자유를 제공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자동차 산업이 급변하는 시기를 맞아 경쟁사들이 전기차, SDV, AAM 등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엿보는 것처럼 정 회장도 관련 분야 주도권을 장악해 새로운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가 되겠다는 복안이다.
 
우선 정 회장은 오는 2025년까지 전 차종을 SDV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스마트폰이 주기적으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 최신 성능을 유지하는 것처럼 SDV는 자동차를 바꾸지 않아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최신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자동차가 '바퀴달린 스마트폰'으로 진화하면서 신규 기능 업데이트뿐 아니라 자율주행, 구독 서비스, 퍼스널리티 등 옵션을 다양화할 수 있어 수익을 다각화하기도 편리하다. 현대차는 2021년 제네시스 GV60을 통해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처음 시도한 이후 신차 출시 때마다 관련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UAM(도심항공 모빌리티)과 RAM(지역 간 항공 모빌리티)을 아우르는 AAM 개발 로드맵도 정 회장이 구상하는 미래 중 하나다. 현대차의 독립법인 슈퍼널은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eVTOL(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 기체를 개발 중이다. 자동차와 항공기를 결합한 이 기체는 조종사를 포함해 최대 5명이 탑승 가능하며, 도심 내 약 60㎞ 내외의 거리를 쉼 없이 이동할 수 있어 차세대 모빌리티로 기대를 모은다. 
 
◆수소 경쟁력 경쟁사에 밀려...후속 모델 개발, 연료 전지 경쟁력 확보 과제

다만 과제도 만만찮다. 현대차그룹은 자체 OS(운영체제)를 탑재한 테슬라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구동계 제어를 통해 SDV 경험을 축적하고 있는 도요타처럼 아직 해당 분야에서 뚜렷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 소프트웨어가 차량을 제어할 수 있는 만큼 보안이나 안전성 문제도 중요한데 현대차는 이 부분에 대한 경쟁력도 미진하다. 이에 대한 비판을 인식한 듯 최근 현대차그룹은 ICT본부 산하에 통합보안센터를 신설하고 계열사와 조직 단위로 운영돼 온 정보보호센터를 통합하고 관리 체계를 일원화했다.

성장의 또 다른 축인 하이브리드와 수소차 시장에서의 존재감 확보도 중장기적 과제다. 현대차는 1998년 수소 연구조직을 신설하고 2000년 산타페 수소전기차를 선보이는 등 사업을 강화하고 있지만 아직 도요타를 따라잡기는 역부족이다. 

특허업계에 따르면 도요타가 보유한 수소차 관련 특허는 2만2000여 개로 글로벌 시장에서 20%의 특허점유율을 기록했다. 반면 현대차그룹의 수소차 특허 점유는 15% 수준이다. 이는 판매량 감소로 이어져 현대차는 올해(1~5월) 총 60대의 수소차를 수출해 전년동기 대비 74.2% 급감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1분기 세계 수소차 시장에서 29%의 점유율을 기록, 1위 도요타(36.4%)에 밀렸다. 

정 회장은 수소 경쟁력 확보를 위해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로 이원화된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통합하고, 2025년께 넥쏘 후속 모델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현대의 수소차 선택지는 2018년 출시된 넥쏘가 유일하고 차세대 모델마저 출시가 번번이 미뤄지고 있다"며 "정 회장이 수소사회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제품 라인업 다양화, 연료전지 내구성 문제, 충전 인프라 부족 등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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