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 온도 35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무더위를 해소하기 위한 소비가 증가하는 모양새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장마에 이어 습도 높은 폭염이 길어지면서 제습기 업계가 호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습기는 평균 소비 전력이 에어컨 4분의 1 수준이라 전기 요금 부담이 적고 이동이 자유롭다 보니 제습기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대용량 제습기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올해 제습기 판매량이 역대 최다 판매를 기록한 2013년 13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습도가 60% 이상을 넘어가는 한증막 폭염이 이어지는 탓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신일전자 제습기 출고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또 6~7월 쿠쿠홈시스 제습기 제품군 판매량 역시 전년 동기 대비 84%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여름 장마와 집중 호우로 제습기 판매가 꾸준히 늘 것으로 예상한다"며 "더위와 동시에 장마철을 대비해 제습기 등을 미리 구매하려는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지난해 제습기 시장은 역대 최대 판매량을 달성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가마솥더위엔 땀으로 수분이 많이 빠져나가는 만큼 보양식 소비도 커지고 있다. 특히 대표 보양식 삼계탕 한 그릇 외식 가격이 최대 2만원을 웃돌자 집에서 끓이기만 하면 먹을 수 있는 간편식 삼계탕 수요가 몰리고 있다. G마켓에 따르면, 올해 첫 열대야가 관측된 지난 6월 기준 간편조리식 삼계탕 판매량은 전년 대비 9%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폭염이 일상화하면서 빙과업계도 반사 이익을 보고 있다. 편의점 CU가 지난달 1일부터 22일까지 장마철 주요 상품별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을 집계한 결과 아이스크림이 18.4%로 조각 치킨(39.5%) 뒤를 이었다.
보통 장마 기간은 빙과업계 불청객으로 꼽힌다. 비가 내리면 더위가 한풀 꺾이는 데다 우산을 들어야 하는 탓에 아이스크림을 찾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우리나라 장마가 과거와 다른 양상을 띠고 비가 내리는 동안에도 열기가 이어지면서 아이스크림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열대야가 가장 빨리 나타나고 또 역대 최장 기록을 갈아 치운 만큼 여름철 성수기 제품군 판매량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여름철 평균 기온은 가계 소비 지출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알려졌다. 일본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여름 평균 기온이 1도 오르면 에어컨·음료·빙과·자외선 차단제 등 관련 상품에 대한 가계 소비가 0.5%씩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들의 야외 활동은 줄어드는 반면 더위를 해소하기 위한 소비는 증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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