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2분기 엔터프라이즈 등 기업간 거래(B2B) 사업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실적 상승에 성공했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통신 시장의 성장 둔화 속 영업이익이 뒷걸음질 치는 가운데 나온 성과다. 증권가는 SKT의 실적을 '어닝 서프라이즈'라고 평가하며 연간 실적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SKT는 2분기 매출 4조4224억원, 영업이익 5375억원을 기록했다고 6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영업이익은 16% 증가했다. 상반기 전체로 보면 매출은 2.5%, 영업이익은 8.1% 늘었다.
엔터프라이즈 사업에서의 호조가 주효했다. 데이터센터 가동률 상승과 클라우드 수주 증가에 힘입어 매출이 전년 대비 11% 성장한 4342억원을 기록했다. 클라우드 사업도 일회성 효과를 제외하면 28% 성장했다. 국내 인터넷 서비스 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사업을 처음으로 수주하기도 했다.
데이터센터 사업 역시 지속적인 가동률 증가로 전년 대비 20.5%의 성장을 이뤘다. SKT는 최근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AI 데이터센터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한다. 데이터센터 관리 노하우, 액침냉각 기술 등 관련 사업 역량에 글로벌 파트너십을 더해 해외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실제 SKT는 최근 미국 AI 데이터센터 통합 솔루션 기업인 SGH에 2억 달러(약 2750억원)를 투자하고, AI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AI 인프라 영역 전반에서 협력키로 했다. SGH는 메타 등 글로벌 기업의 대규모 AI 클러스터 구축을 담당해 업계에서 주목받는 곳이다.
상반기 실적 방어에 성공한 SKT는 하반기 AI 데이터센터·AI 서비스 등 AI 밸류체인 구축과 경쟁력 확보에 주력한다. SKT는 지난해부터 AI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3억 달러(약 4120억원) 이상을 투자하며 글로벌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1년간 SKT가 투자한 AI 기업으로는 SGH를 비롯해 초거대언어모델(LLM) '클로드' 개발사 앤스로픽, '구글 대항마'로 알려진 생성 AI 검색 기업 퍼플렉시티 등이 있다.
김양섭 S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철저하게 AI 전략 프레임 아래 돈을 벌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해 투자할 것"이라며 "올해 AI 관련 지분 투자는 3000억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AI 수익화 키워드로 LLM과 AI 데이터센터, 개인형 AI 비서(PAA) 등을 꼽았다.
SKT가 이끌고 있는 글로벌 텔코(통신) AI 얼라이언스의 텔코 LLM 개발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6월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최근 한국어 텔코 LLM을 먼저 개발 완료해 서비스 고도화를 추진 중이라는 설명이다. 합작법인은 오는 2025년 본격적으로 운영 예정이며, 텔코 LLM 상용화를 최우선 목표로 정했다.
이동통신 사업의 2분기 매출은 2조673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가 1600만명을 처음으로 돌파하며 전체 고객의 70%를 넘어서고, 로밍 서비스 이용자 수가 지난해보다 37% 증가하며 통신 분야의 새로운 매출 성장원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설명이다. 마케팅 비용은 전년 동기보다 5% 줄이는 등 영업비용 증가도 억제하며 전반적으로 수익성을 올렸다.
시장은 KT·LG유플러스와 대비되는 SKT 호실적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SKT 실적을 '어닝 서프라이즈'로 분석하면서 "2024년 연간 연결 영업이익이 증가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감가상각비와 마케팅 비용이 하향 안정화 양상을 나타낸 것이 수익성 측면에서 긍정적이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