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하반기엔 장밋빛 전망을 기대하긴 힘든 상황이다. 미국발(發) 'R(recession·경기 침체) 공포'와 중동 지정학적 위기 등 우리 경제 펀더멘털을 끌어내리는 각종 하방 압력이 도사리고 있다. 가뜩이나 부진한 내수에 수출 위험 신호가 겹치면서 하반기 경제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6월 경상수지는 122억6000만 달러(약 16조8900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2016년 6월(124억1000만 달러)과 2017년 9월(123억4000만달러) 이후 역대 세 번째 흑자 규모다.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는 377억3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1억5000만 달러)보다 30배 넘게 개선됐다. 한은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한은은 5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연간 600억 달러(상반기 279억 달러·하반기 321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588억2000만 달러)은 지난해보다 8.7% 늘어 9개월째 증가했다. 반도체(50.4%), 정보통신기기(26.0%)가 잘나간 영향이다. 특히 6월 반도체 수출액은 136억2000만 달러로 월간 기준 역대 최대였다. 지역별로는 동남아(27.9%), 미국(14.8%), 중국(1.8%) 순으로 수출이 늘었다.
수입은 473억5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5.7% 감소했다. 내수 부진 탓에 원자재(-6.6%), 자본재(-4.6%), 소비재(-15.6%) 모두 줄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인공지능(AI) 관련 전방산업 수요 확대,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반도체 수출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해 수출이 호조였다"며 "반면 내수 회복 지연에 반도체 제조용 장비, 승용차를 중심으로 상품 수입은 감소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하반기에도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많은 만큼 상반기 수준의 호조는 예단할 수 없단 입장이다. 송 부장은 "글로벌 제조업 경기 개선에 따른 수출 호조가 지속되고 투자 소득도 양호한 수준으로 유입되면서 당분간 흑자 기조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경기, AI 투자 둔화 가능성, 주요국 통화정책 방향, 미국 대선과 중동 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했다.
특히 미국의 경기 침체는 가장 큰 걱정거리다. 대미 수출은 12개월 연속 월별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한국 수출에서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수출은 내수 부진으로 위기를 맞은 한국 경제를 힘겹게 떠받쳐왔기에 타격을 받으면 하반기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도 무시할 수 없다. 환율과 국제 유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송 부장은 "미국 경기 침체는 고용, 제조업 관련 지표만으로 예단하긴 어렵다"면서도 "AI '피크아웃(정점통과)'에 대한 우려도 현재까진 투자가 급격하게 위축되거나 실물 부문으로 영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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