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8단 적층 HBM3E(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D램 공급을 위한 퀄테스트(품질검증)를 통과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시장은 삼성전자 HBM 시장 점유율 확대 기대감에 들썩이는 가운데 회사 측은 고객사와 아직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며 관련 보도를 부인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의 8단 HBM3E D램이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해 조만간 공급 계약이 체결될 예정이며, 4분기부터 납품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로이터는 12단 HBM3E D램은 아직 엔비디아의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HBM D램은 여러 개의 D램 칩을 쌓은 후 데이터 고속도로(실리콘관통전극·TSV)를 뚫고 GPU(그래픽처리장치) 등 처리장치와 결합(패키징)해 데이터 처리속도(대역폭)를 크게 향상한 차세대 D램으로, 기존 GDDR(그래픽 메모리) D램보다 높은 데이터 전송 속도와 대용량 처리 능력을 갖춘 게 특징이다.
이러한 특징을 바탕으로 HBM은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인공지능(AI) 학습·추론(실행)에 필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엔비디아를 필두로 AMD·인텔·브로드컴 등 미국 대형 팹리스는 자사 최신 AI 반도체에 HBM을 속속 채택하고 있다.
로이터는 삼성전자가 지난해부터 HBM3(4세대) 및 HBM3E D램에 대해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 통과를 위해 노력해 왔지만 발열과 전력 소비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난 5월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는 해당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번 삼성전자 8단 HBM3E D램의 엔비디아 품질 검증 통과는 생성 AI 열풍으로 인해 첨단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4분기까지 HBM3E 반도체가 전체 HBM 매출의 60%를 차지할 것으로 지난달 예상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8단 HBM3E가 3분기까지 엔비디아의 테스트를 최종 통과하면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HBM3E D램이 올해 하반기에 집중 출하되면서 올해 HBM 시장의 주류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HBM D램 관련 수요로 2027년까지 연평균 82%씩 고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HBM 반도체 시장은 SK하이닉스, 삼성전자와 미국 마이크론의 3파전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중 선두로 평가받는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HBM 반도체 공급을 사실상 독점해 왔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HBM3 D램을 엔비디아에 공급한 데 이어 지난 3월부터는 8단 HBM3E D램을 엔비디아에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다만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주요 고객들과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밝히며 보도를 사실상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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