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매각) 내용을 제일 잘 아는 저나 새로 매입한 분, 둘 중 하나에는 접촉을 해야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데, 정치권에서 전화가 한 통도 온 적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김 전 의원은 "거액의 상속세 문제로 세무서의 독촉을 받았다"며 동교동 사저의 소유권을 박모씨 등 3명에게 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지와 주택을 포함한 거래 가액은 100억원으로 전해졌다.
사저 매각 소식이 전해지자 야권 내에서는 "민주당이 김대중 전 대통령 지우기에 나서고 있다"는 후폭풍이 불었다. 이에 최근 민주당과 동교동계 인사들은 회동을 갖고 사저 회수 방안을 강구했다. 박지원 의원의 경우 해당 회동에서 전 재산을 사저 회수에 내놓겠다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도 전해졌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필요할 경우 국비, 서울시비, 마포구비까지 투입해서 사저를 재매입해 공공 공간으로 조성할 수 있다고 제안한 것에 대해서는 "좋은 말씀 해주시고 걱정해 주시는 건 굉장히 고맙습니다만, 저로서는 정말 이것저것 노력해 봤다가 안 됐고 저희 형님도 상당 기간 노력했는데 안 됐다"며 "정부나 지자체에서 못 하는데, 정치인들이 얘길 한다고 과연 될 것인가"라고 의문을 표했다.
김 전 의원은 사저를 매각하게 된 경위도 자세하게 밝혔다.
지난 2019년 6월 작고한 이희호 여사는 동교동 사저를 두고 "김대중·이희호 기념관으로 사용하되 지방자치단체나 후원자가 사저에 대한 보상을 해줄 경우 3분의 1은 김대중기념사업회에 기부, 나머지 3분의 2는 세 아들에게 균등하게 나눠준다"는 유언을 남겼다.
그러나 김 전 의원이 유언장 공증 절차가 누락됐다며 이 여사의 유일한 친자로 민법상 상속인인 자신이 홀로 물려받아야 한다고 주장해 형제 간 분쟁 끝에 사저를 상속받았다.
김 전 의원은 "어머니의 유언장이 법적으로 무효가 되는 바람에 법상으로 친자인 제가 자동 상속이 됐다. 상속이 되는 순간 상속세가 부과됐는데, 17억원 이상이었다"며 "한목에 낼 수 없으니 5년에 나눠서 내겠다 했는데, 국세청에서 근저당을 걸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머니 유언대로 기념관으로 짓기 위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살아계실 때 계속 접촉을 했는데, 진행이 잘 안됐다"며 "4년 전 서울시 공무원들의 권유를 듣고 문화재 지정 신청을 했는데, 심사위원들한테도 바로 거부당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사저를) 재건축하는 바람에 문화재 지정을 위해서 50년이 넘어야 한다는 규정을 맞추지 못했다"며 "2021년 이후 (김홍업) 형님께 전권을 넘겼는데, 형님도 1년 반 정도를 서울시를 포함한 지자체, 행안부 등 여기저기 접촉했는데 잘 안됐다"고 했다.
또 "서울시 측에서 들은 얘기로는 그 집에 근저당이 걸려 있어 규정상 손을 댈 수 없다고 하더라"며 "(동교동계 원로들이나 김대중재단 어르신들이) 작년 초 권노갑 이사장님과 함께 맡아서 해보겠다고 했는데, 그분들이 내신 안이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안이었다"고 토로했다.
동교동계 원로들과 김대중 재단 측에서 제시한 안은 기부와 모금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 전 의원은 "요즘 기부 받고 모금하는 게 굉장히 어렵다"며 "금년 초에 김대중재단에서 아버님 탄신 100주년 행사를 했다. 그런데 그거 몇 억원 드는 것도 모금이 힘들어 마지막에는 민주당 의원들이 십시일반으로 조금씩 걷어서 도울 정도로 그렇게 모금이 힘들다"고 부연했다.
김 전 의원은 "그래서 지난 봄부터 동교동계 원로들과 김대중재단 측도 (사저를) 어떤 독지가가 매입해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알고 계셨다"며 "권노갑 고문님도 계약이 된 후에 그 얘기를 한 달 반 전에 들으시고 '알아서 잘 정리하거라'라고 말씀하신 게 전부"라고 해명했다.
이어 "매입자분은 본인의 계획대로 그 건물을 새 단장해 기념관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고, '공공에게 무료 입장을 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무료다. 당연히 돈을 받을 수 없다. 그분은 그걸로(DJ 사저로) 장사하겠다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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