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규슈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8일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 이후 태평양 연안에서 거대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평소보다 커졌다고 판단한 일본 기상청은 ‘난카이 해구 지진 임시 정보’를 처음으로 발표했다.
8일 일본 공영방송 NHK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43분께 발생한 지진으로 최소 12명이 부상하고 가옥 2채가 무너졌다. 기상청은 애초 이번 지진 규모를 6.9로 알렸다가 7.1로 상향 조정했다. 기상청이 거대 지진 주의보를 발령하자 일본 정부와 기업 등은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난카이 해곡 대지진은 일본이 가장 두려워하고 경계하는 지진이다. 수도권 서쪽인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 남부, 규슈 동부 해역까지 이어진 난카이 해곡에서 100∼150년 간격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난카이 해곡 대지진이 30년 이내에 발생할 확률을 70∼80%로 보고 있다. 규모 8∼9에 달하는 지진이 일어나면 23만여명에 달하는 사망자와 실종자가 나오고 건물 209만채가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이번 지진과 관련해 히라타 나오 도쿄대 명예교수는 “원래 거대 지진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라고 분석했다.
이번에 발령된 임시 정보는 피난을 권고하는 ‘거대 지진 경계’보다는 한 단계 낮은 ‘거대 지진 주의’다. 피난 장소와 경로를 확인하고 가구를 고정하며 물과 비상식량 등을 미리 준비해 지진 발생에 대비하라는 주의다.
일본 총무성 산하 소방청은 도쿄 동북부 이바라키현에서 일본 열도 서남쪽 오키나와까지 29개 도도부현(都府縣·광역 지방자치단체) 707개 시초손(市町村·기초자치단체)에 주민의 피난 태세를 준비하라고 요구하는 통지를 했다. 주의는 별다른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면 1주일 뒤 해제된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정부는 난카이 해곡 지진에 대한 경계 태세를 신속하게 구축하고 있다”며 “정부에서 발표하는 정보를 잘 확인해 지진 대비를 재확인하고 지진이 발생하면 즉시 대피할 수 있는 준비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사무국인 원자력규제청에 원자력시설에 대한 정보수집을 강화하도록 요구했다.
기업들도 기상청의 임시 정보 발표 후 대응에 나섰다. 전력 회사들은 대책본부를 발족하고 시설을 점검하거나 비상 연락 체제 등을 재차 확인했다.
혼슈 중서부 열차 운행을 담당하는 JR도카이는 앞으로 1주일가량 고속열차인 신칸센 운행 속도를 일부 구간에서 줄여 운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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